‘상향등 복수 스티커’ 부착 운전자에 벌금 10만원 …法 “타인에 혐오감”
뒤차가 상향등을 비추면 귀신 형상이 나타나는 이른바 ‘상향등 복수 스티커’를 차량 뒷유리에 부착한 운전자에게 법원이 벌금형을 내렸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김경수 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즉결심판에 넘겨진 A 씨(32)에 대해 벌금 10만원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김 판사는 “타인에게 혐오감을 주는 표지나 표식이 붙은 자동차를 운전하면 안 된다는 도로교통법 42조를 위반해 이같이 선고한다”며 “이번 사안은 20만 원을 선고할 수 있지만 피고인이 스티커를 자진 제거한 점을 고려해 벌금 10만 원에 처한다”고 밝혔다.
경찰조사 결과 A 씨는 밤 늦게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을 추월했다가 해당 SUV가 상향들을 키고 위협하며 따라와 배수구에 빠질뻔한 일을 경험한 뒤 ‘상향등 복수 스티커’를 구매했다. 그는 경찰의 연락을 받고 바로 스티커를 떼어냈다.
A 씨는 보복이 아닌 방어 차원이고 법 조항도 애매하다며 무죄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스티커에 인쇄된 도안의 형상이나, 스티커가 부착된 위치를 고려하면 혐오감을 주는 도색이나 표지에 해당한다"면서 "다만 피고인이 적발 후에 스티커를 자진 제거한 점, 사건의 경위와 내용, 수단과 방법, 도로교통에 미친 영향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A 씨는 7일 내로 즉결심판에 불복하는 경우 정식 재판을 청구할 수 있다. 즉결심판은 경미한 형사사건을 정식 재판을 거치지 않고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한 절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