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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 “무릎 꿇은 장애학생 어머니…강서구에 꼭 특수학교 세워지길”

입력 | 2017-09-08 16:58:00

사진=함께가는 서울장애인부모회


전여옥 전 의원은 8일 서울 강서구 주민토론회장에서 무릎을 꿇고 특수학교 설립의 필요성을 호소하는 장애 학생 어머니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 및 영상이 확산하고 있는 것과 관련, “세상의 모든 부모들의 마음으로 꼭 특수학교가 강서구에 세워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전여옥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며칠 전 한 장의 사진이 제 가슴에 하루종일 박혔다. 서울 강서구에 ‘강서지역 공립 특수학교’ 신설 주민토론회에서 한 장애 학생의 어머니가 무릎을 꿇은 모습이다. 이 어머니는 ‘특수학교가 생기면 집값이 떨어진다’는 주민들의 반대에 ‘학교를 설립하게 해달라’고 호소한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전 전 의원은 “그 사진은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사진”이라면서 “저는 제 초등학교 시절의 아버지를 떠올렸다. 지금도 기억에 있는데 똑같은 일이 제가 다닌 학교에서 있었다. 특수학교가 들어서자 학교 어머니들이 반대 서명운동을 벌였다. 그들은 퇴교하는 제게 종이를 주며 ‘부모님한테 꼭 도장 받아오라’고 말씀하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맞벌이 가정의 아이였던 저는 무심코 그 종이를 받아서 아버지께 드렸다. 저희 아버지는 종이를 내미는 제게 ‘네가 비록 1학년이지만 네 나름의 생각을 하며 살라’며 소리를 높였다. 저희 아버지는 아주 다혈질이었다. 아버지는 ‘봐라. 너는 멀쩡하게 태어난 것은 오직 네가 운이 좋아서야. 그런데 어떻게 몸이 불편한 다른 아이들이 공부하는 것을 막니? 도와주지는 못 할망정’이라고 야단을 치셨다. 그 어린 제게 ‘특수학교를 찬성한다’는 아버지가 자랑스러웠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 어머니는 늦은 퇴근 후 피곤했지만 늘 제 연필을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깎아주셨다. (그날) 어머니는 뭔가 할 말씀이 있었지만 그냥 제 필통에 연필을 가지런히 넣어주시고 제 방을 나가셨다. 다음 날, 아침 제 필통 옆에 어머니의 고운 글씨로 쓴 메모가 있었다. ‘여옥아, 엄마는 네가 만일 몸이 불편한 아이로 태어났다면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보살폈을 거야. 그 학교 생기면 오고가면서 웃어주고 잘 해줘라’(고 적혀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대하는 학부모들 앞에서 무릎 꿇고 호소하는 그 어머니 모습에 저희 부모님이 겹쳐지는 것은 왜 일까”라고 물으며 “저도 이제 아이 엄마가 되어보니 그 때 그 기억이 더욱 더 특별하다. 세상의 모든 부모들의 마음으로 꼭 특수학교가 강서구에 세워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일 오후 서울 강서구 탑산초등학교에서 ‘강서지역 특수학교 설립 교육감 2차 주민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일부 장애 학생 어머니들은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강서지역 특수학교 설립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그러나 1차 토론회에 이어 이날 2차 토론회에서도 양측은 접점을 찾지 못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