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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남편은 아동포르노 중독자”…남편 신고한 女의원의 용기 있는 고백

입력 | 2017-09-08 17:24:00

사진=현지 방송화면 캡처


“제 남편은 아동포르노 중독자였습니다. 아들과 저는 남편을 신고했고, 전 엄마이자 아내로서 이 일을 절대 후회하지 않습니다.”

호주 빅토리아 주(州)의 레이철 칼링 젱킨스 상원 의원(42·보수당)은 7일 주 의회 연설에서 떨리지만 차분한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호주 헤럴드선, ABC 뉴스 등에 따르면 이날 칼링 젱킨스 의원은 남편 게리 젱킨스가 아동 포르노 소지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생활을 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고백했다.

칼링 젱킨스 의원은 지난해 2월 자택 컴퓨터에서 남편이 수집한 방대한 양의 아동포르노물을 발견한 뒤 아들과 상의 끝에 경찰에 직접 신고했다. 게리는 지난 3월 유죄 판결을 받고 징역 4개월을 선고받았으며, 성범죄자 신상공개 명단에 등록됐다.

칼링 젱킨스 의원은 “너무나 끔찍한 사진들이었다. 보자마자 극도로 괴로웠고, 그 고통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고 울음을 참으며 말했다.

그는 사진 속 어린 아이들의 얼굴이 평생토록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며 “무의식적으로 내가 봤던 어린 소녀들의 얼굴을 거리에서 찾곤 했다”고 고통을 털어놨다.

이어 “내 남편과 같은 사람들의 수요가 없었다면 이 어린 소녀들이 짓밟히지 않았을 것”이라며 학대받고 있는 아이들을 구해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칼링 젱킨스 의원은 “사적인 공간인 내 가정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이 끔찍한 범죄를 신고한 것에 대해 엄마이자 아내로서 후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침묵을 지켰던 이유에 대해선 “경찰 수사와 사법 절차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칼링 젱킨스 의원은 남편의 컴퓨터에서 아동 포르노물을 발견하기 전까지 남편이 아동포르노 중독자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편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생각해 여러 방면으로 남편을 도우려 했지만, 남편이 늘 이를 거부하거나 방해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그는 정신질환자가 아니었다. 그의 행동은 아주 사악한 것에서 기인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현재 게리와 별거 중인 칼링 젱킨스 의원은 남편이 이혼과 재산분할에 합의하지 않아 이혼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편을 용서할 생각도, 남편과 결혼생활을 이어갈 생각도 없다며 “그날로 내 결혼생활은 끝이 났다”고 말했다.

동료 의원들은 용기 있는 연설을 마친 칼링 젱킨스 의원을 따뜻하게 보듬어 안았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