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北 9·9절, 긴장의 한반도
○ 9·9절 추가 도발의 고비
정부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증명하기 위해 고각(高角) 발사 대신 정상각도로 미사일 발사를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6차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 소형화 기술 완성을 주장한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해 ICBM 추가 발사로 대기권 재진입 기술과 미 본토까지 닿을 수 있는 사거리를 증명하려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날 복수의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미국을 겨냥한 ICBM급 화성-14형 실전배치를 위해 양강도의 구형 지하 미사일발사대 보수작업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다만 11일 원유 공급 중단 등을 포함한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안이 유엔 안보리 표결에 부쳐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김정은이 도발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중국이 부분 원유 중단에 합의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제재 움직임에 동력과 명분을 실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 트럼프 “군사옵션 사용하면 북한에 슬픈 날 될 것”
강경 대치를 이어오고 있는 북한과 미국은 이날도 날선 공방을 주고받으며 신경전을 벌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사바 아흐마드 알사바 쿠웨이트 국왕과 정상회담 직후 북핵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미국은) 군사적 길을 가고 싶진 않지만 그건 분명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군사 옵션을 사용하게 된다면 그날은 북한에 아주 슬픈 날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이어 “우리 군사력이 지금보다 더 강한 적은 없었다. 나는 과거 정부와 달리 협상을 테이블에 올려놓지 않는다”며 현 단계에서 북-미 대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지난 25년간 역대 대통령은 북한과 대화, 대화, 또 대화했지만, 북한은 합의 다음 날 곧바로 핵 개발을 계속했다”고 말한 뒤 “(북핵 문제)를 해결할 다른 뭔가가 있다면 좋을 텐데…”라고도 했다.
아울러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리처드 스펜서 해군장관 취임식에 참석한 뒤 연합뉴스와 만나 “국방부는 매일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며 “한국이 그런 상황(북한의 도발)을 혼자 직면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동맹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반면 북한의 대외선전단체인 조선평화옹호전국민족위원회도 “남조선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강점과 식민지 지배가 계속되는 한 우리 민족은 언제 가도 불행과 재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