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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률 최고 510대 1 ‘규제 풍선효과’… 강남 재건축 ‘로또 청약’

입력 | 2017-09-09 03:00:00

8·2부동산 대책 후폭풍




8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서 문을 연 ‘래미안 강남포레스트’ 본보기집은 하루 종일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의 분양가는 주변 시세보다 2억 원 정도 낮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8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문을 연 ‘래미안 강남포레스트’(개포시영 재건축) 본보기집. 오전 10시 개장 전부터 250여 명의 방문객이 줄을 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아파트는 정부의 압박에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아져 ‘2억 로또’라는 말이 나오는 곳이다. 이날 하루 4000여 명의 발길이 이어지며 관심이 쏠렸다.

앞서 청약을 받은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센트럴자이’(신반포6차 재건축) 아파트는 ‘로또 청약’이 현실화됐다. 일부 주택형의 청약 경쟁률은 무려 500 대 1을 넘어섰다. 2년 6개월 만에 부활하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서울 강남권 등 인기 지역에서 로또 청약 열풍이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 98채 모집에 1만6472명 몰려

8·2부동산대책 이후 강남권에서 처음 분양된 신반포센트럴자이는 7일 평균 168 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이 마감됐다. 특별공급을 제외한 98채 모집에 1만6472명이 몰렸다. 올 들어 서울을 포함해 수도권에서 나온 최고 경쟁률이고, 지난해 잠원동 ‘아크로리버뷰’(평균 306 대 1)에 이어 서울에서 역대 두 번째로 높다. 5채가 공급된 전용면적 59m²C형은 2550명이 신청해 510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 아파트는 정부의 고(高)분양가 억제 방침에 따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 보증을 받는 과정에서 분양가가 당초보다 3.3m²당 500만 원가량 떨어진 평균 4245만 원에 책정됐다. 인근 시세보다 3억∼4억 원가량이 낮아 차익을 기대한 수요자들이 대거 몰렸다.

8·2대책의 청약 규제를 피하려는 막차 수요도 가세했다. 이달 중 청약제도가 개편되면 투기과열지구인 서울에서 전용 85m² 이하는 100% 청약 가점제로 분양된다.

무엇보다 교통 여건, 학군, 생활 인프라 등이 좋은 강남권의 새 아파트를 원하는 실수요자들의 욕구가 뜨거운 청약 열기로 이어졌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입지가 좋은 인기 주거지역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많다. 여기에 분양가까지 낮아져 관심이 집중됐다”고 말했다.

○ ‘로또 청약’ 우려 더 커져

정부의 압박에 몸값을 낮추는 강남 재건축 단지가 늘면서 이 같은 청약 열기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래미안 강남포레스트도 3.3m²당 평균 분양가가 4244만 원으로 당초 예상(4500만∼4600만 원대)보다 낮아졌다.

여기에 이르면 10월 말 민간택지 아파트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될 예정이어서 로또 청약 논란은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상한제가 실시되면 강남 재건축 단지의 분양가가 지금보다 10∼20%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내년부터 부활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에 분양가 상한제 등이 겹치면 재건축 사업 속도가 떨어질 것”이라며 “강남 재건축 단지의 희소성이 더 커져 인기 단지에 청약자들이 몰리는 현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덕례 실장은 “분양가 상한제에서는 시세 차익을 일반 소비자가 가져가는 구조인데 이를 피하기 위해 차라리 후분양에 나서는 재건축 조합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값은 0.05% 올라 지난주(0.02%)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재건축 아파트가 4주째 이어가던 하락세를 멈췄기 때문이다. 최고 50층 재건축이 사실상 확정된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의 호가가 뛴 영향이 크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