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부동산 대책 후폭풍
8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서 문을 연 ‘래미안 강남포레스트’ 본보기집은 하루 종일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의 분양가는 주변 시세보다 2억 원 정도 낮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앞서 청약을 받은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센트럴자이’(신반포6차 재건축) 아파트는 ‘로또 청약’이 현실화됐다. 일부 주택형의 청약 경쟁률은 무려 500 대 1을 넘어섰다. 2년 6개월 만에 부활하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서울 강남권 등 인기 지역에서 로또 청약 열풍이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 98채 모집에 1만6472명 몰려
이 아파트는 정부의 고(高)분양가 억제 방침에 따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 보증을 받는 과정에서 분양가가 당초보다 3.3m²당 500만 원가량 떨어진 평균 4245만 원에 책정됐다. 인근 시세보다 3억∼4억 원가량이 낮아 차익을 기대한 수요자들이 대거 몰렸다.
8·2대책의 청약 규제를 피하려는 막차 수요도 가세했다. 이달 중 청약제도가 개편되면 투기과열지구인 서울에서 전용 85m² 이하는 100% 청약 가점제로 분양된다.
무엇보다 교통 여건, 학군, 생활 인프라 등이 좋은 강남권의 새 아파트를 원하는 실수요자들의 욕구가 뜨거운 청약 열기로 이어졌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입지가 좋은 인기 주거지역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많다. 여기에 분양가까지 낮아져 관심이 집중됐다”고 말했다.
○ ‘로또 청약’ 우려 더 커져
여기에 이르면 10월 말 민간택지 아파트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될 예정이어서 로또 청약 논란은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상한제가 실시되면 강남 재건축 단지의 분양가가 지금보다 10∼20%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내년부터 부활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에 분양가 상한제 등이 겹치면 재건축 사업 속도가 떨어질 것”이라며 “강남 재건축 단지의 희소성이 더 커져 인기 단지에 청약자들이 몰리는 현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덕례 실장은 “분양가 상한제에서는 시세 차익을 일반 소비자가 가져가는 구조인데 이를 피하기 위해 차라리 후분양에 나서는 재건축 조합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값은 0.05% 올라 지난주(0.02%)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재건축 아파트가 4주째 이어가던 하락세를 멈췄기 때문이다. 최고 50층 재건축이 사실상 확정된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의 호가가 뛴 영향이 크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