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은 아니지만 살 만한/송은정 지음/297쪽·1만4000원·북폴리오
책은 저자가 캠프힐에서 1년여간 자원봉사자인 코워커로 살아가며 겪은 일상을 에세이 형식으로 엮었다. 총 3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책 구석구석에는 캠프힐의 사람들과 일상을 담은 사진들이 배치돼 있다.
캠프힐은 독특한 공동체 마을이다. 고풍스러운 큰 집들이 마을을 이루고, 각 집마다 관리인이자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하는 하우스페어런츠, 그리고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코워커와 장애인이 공동생활을 한다. 대부분의 먹거리는 농장과 목장을 운영하며 얻고, 생필품도 마을 공동 상점 등을 통해 구입할 수 있는 일종의 자급자족형 마을이다. 저자는 덴마크 출신 하우스페어런츠, 자폐증을 겪는 안나, 세상을 모두 납작한 평면으로만 인식하는 장애를 지닌 크리스틴 등 총 9명의 식구들과 1년여간 살아가며 느리지만 서툰 슬로 라이프를 몸소 체험한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