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노인 무료 접종 실시… “항체 생기기까지 한 달가량 걸려” 합병증에 취약한 임신부는 미리 예방접종해야 훨씬 안전
올해 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이 시작됐다. 생후 6∼59개월 영·유아는 이달 4일부터, 65세 이상 노인은 26일부터 전국 가까운 보건소나 지정 의료기관에서 무료 접종이 가능하다. 동아일보DB
질병관리본부는 인플루엔자를 올해 하반기 주의해야 할 5대 감염병 중 하나로 지정하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인플루엔자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접종이다. 인플루엔자는 12월부터 유행하지만 예방접종 시 항체가 생기기까지 1개월가량 걸리는 점을 감안해 미리 하는 게 좋다. 예방접종은 매년 해야 한다. 해마다 유행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다르기 때문이다.
인플루엔자 고위험군인 영유아, 노인, 만성폐쇄성 질환자는 반드시 백신을 맞아야 한다. 현재 질병관리본부는 영유아와 노인만을 대상으로 무료 예방접종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생후 6∼12개월 미만까지였던 영유아 무료 접종 대상은 올해부터 생후 6∼59개월 이하로 확대됐다. 노인은 65세 이상부터 무료 접종이 가능하다.
무료 접종은 주소와 상관없이 보건소와 지정된 의료기관에서 가능하다.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도우미 홈페이지(nip.cdc.go.kr)나 보건복지콜센터(129)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예약을 하고 방문하는 게 좋다.
무료 예방접종 대상은 아니더라도 예방접종을 하는 게 좋다. 특히 합병증에 취약한 만성폐·심장 질환자, 임신부는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특히 임신부는 합병증이 생기면 쓸 수 있는 약이 제한적이라 미리 접종하는 게 훨씬 안전하다. 과거에는 살아있는 바이러스로 만든 생백신도 있어 임신부가 예방접종 시 생백신은 피하도록 권장했지만 현재는 인플루엔자 생백신은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예방 효과에 따라 3가와 4가 백신으로 나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형 2종(H3N2, H1N1)과 B형 2종(야마가타, 빅토리아)에 모두 효과가 있는 게 4가 백신이다. 3가 백신은 B형 야마가타형을 제외한 3가지 바이러스에만 효과가 있다. 정부의 무료 예방접종은 3가 백신으로 이뤄진다. 4가 백신을 맞으려면 따로 비용(3만∼4만 원 수준)을 부담해야 한다.
다만 예방접종을 했다고 인플루엔자로부터 100% 안전한 건 아니다. 건강한 성인은 70∼90% 예방 효과가 있지만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 노인에게는 그 효과가 더 낮다. 개인차도 크다. 그래서 예방접종을 했더라도 평상시 인플루엔자 예방수칙을 지켜야 한다. 외출한 뒤 귀가해서는 30초 이상 손 씻기를 생활화하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에는 옷소매로 코와 입을 가려야 한다. 인플루엔자는 호흡기로 쉽게 전파되기 때문에 주변 사람에게 옮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발열, 콧물, 기침 등 의심 증상이 있으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최대한 빨리 의사의 진료를 받는 게 좋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