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해외 장기매매 실태 첫 확인 2000~2016년 조사 결과 대부분 불법으로 콩팥-간 구매 中 단속 강화에 줄어드는 추세
2000년 이후 해외에서 원정 장기이식을 받은 환자가 한 해 평균 130명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인의 해외 장기매매 실태를 밝힌 첫 조사다.
안형준 경희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대한이식학회 이사)는 서울아산병원 등 주요 장기이식 환자 관리병원 42곳을 조사한 결과 국내에서 이식 수술을 받은 적이 없는데도 ‘이식 후 면역 치료’를 받고 있는 콩팥·간 이식 환자가 2000∼2016년 2206명으로 집계됐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뇌사자 장기를 이식받은 환자 1만1336명의 19.5% 수준이다. 해외 이식 시엔 건강보험과 각종 정부 지원 혜택을 받지 못하고 합병증 위험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이들 대다수가 장기매매 환자로 추정된다. 이 결과는 세계이식학회의 국제학술지 ‘이식(Transplantation)’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장기이식을 중국에서 받은 환자가 2147명(97.3%)으로 절대 다수였다. 미국(33명), 필리핀(10명), 싱가포르·인도(각 4명) 등이 뒤를 이었다. 원정 장기이식 환자는 2005년 508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점차 줄어 2014년 25명, 2015년 9명, 지난해 1명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단속을 강화한 영향으로 보인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