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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분 사이에… 이승기 ‘벼락 해트트릭’

입력 | 2017-09-11 03:00:00

전북, 강원과 난타전 끝 4-3 승리
수원 윤용호, 선발 첫 경기서 데뷔골




경기 시작 후 44초 만에 김경중(강원)의 골이 터졌을 때만 해도 강원 벤치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하지만 선제골을 내준 후 ‘닥공(닥치고 공격) 본능’이 살아난 전북은 ‘이승기 쇼’를 앞세워 난타전 끝에 강원을 제압했다.

전북은 10일 전주에서 열린 강원과의 2017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안방경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수비진이 정비되기 전에 골을 내주며 어수선했던 팀 분위기를 바꾼 선수는 이승기(사진)였다. 그는 전반 14분 개인기로 강원 수비수 2명을 제친 뒤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전반 19분과 21분에는 연달아 왼발 슈팅으로 골을 터뜨려 첫 골 뒤 7분 만에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이승기는 역대 최단 시간(첫 골∼세 번째 골) 해트트릭 달성 기록을 세웠다. 종전 이 부문 최단 시간 기록은 10분(2004년 울산 제칼로·2016년 부산 고경민)이었다. 또한 경기 시작 후 21분 만에 해트트릭을 기록했는데, 이는 2011년 전북 소속으로 강원을 상대로 경기 시작 후 18분 만에 해트트릭을 기록한 김동찬(현 성남)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승기의 맹활약 속에 기세가 오른 전북은 에두(전반 45분)가 추가 골을 터뜨리며 4-1로 앞서 나갔다. 강원은 후반 들어 디에고(후반 8분), 정조국(후반 35분)이 득점포를 가동하며 추격에 나섰지만 경기를 뒤집진 못했다. 국가대표팀에서 저돌적 돌파로 측면 공격을 이끌었던 이근호(강원)는 도움 2개를 기록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이날 승리로 전북은 클래식 선두를 질주했다. 하지만 최강희 전북 감독은 안방에서 ‘진땀승’을 거둔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집중력이 떨어지면 경기 결과가 뒤집힐 수도 있다. (오늘 경기에서) 잘못한 점은 선수들이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트트릭을 한 이승기에 대해서는 칭찬을 했다. 최 감독은 “그동안 이승기가 고질적인 발목 부상으로 고생했다. 꾸준히 재활과 체력 훈련을 해온 그가 오늘로서 (부상에 대한) 트라우마를 털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원은 전남과의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전반 16분 수원의 두 번째 골을 터뜨린 윤용호는 K리그 첫 선발 경기에서 데뷔 골을 터뜨렸다. 윤용호는 지난달 26일 국가대표팀과 수원의 비공개 연습 경기(2-1 수원 승)에서 2골을 넣었던 선수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A매치 기간에 거제도에서 전지훈련을 하면서 득점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한 것이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