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 세상을 똑바로 본다고 생각하는 대표적인 부류가 정치인들이다. 미국의 민주당 의원이나 공화당 의원들은 정책의 내용과 상관없이 자기 당이 제안한 것이라면 어떤 정책이라도 지지한다는 연구가 있다. 우리 국회의원들도 야당일 때는 모든 정책의 발목을 잡다가 여당이 되면 일제히 찬성으로 돌아서는 아전인수 격 행태를 보인다. 정치인의 뇌는 국적을 가리지 않고 단순한 것일까.
▷‘21세기 자본론’을 쓴 좌파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가 브라질 좌파정권 당시 소득 불평등이 거의 줄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2003∼2010년 집권한 기간 빈곤층에 현금을 지원한 보우사파밀리아 정책이 큰 효과를 봤다는 통설을 뒤집은 것이다. 좌파 경제학자의 좌파정책 비판은 이념에 따라 정책을 줄 세워온 관행을 거스른 신선한 충격이다. 브라질 노동자당이 소득재분배 효과가 축소됐다고 펄펄 뛴 것은 같은 좌파에게 일격을 당한 배신감 때문일지 모른다.
홍수용 논설위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