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구 캐스터
미국에선 스포츠 캐스터를 ‘play-play-commentator’라 부른다. 직역하자면, ‘실시간 상황 전달자’ 또는 ‘해설자’로 볼 수 있다. MBC 스포츠 캐스터인 김민구 씨는 이 단어에 캐스터의 기본조건이 함축돼있다고 말했다. 스포츠 캐스터, 그 직업을 얻기 위한 준비과정 및 직업의 매력 등을 알아보기 위해 6년 차 스포츠캐스터 김민구 씨를 만났다.
-지원자들에게 취업준비 조언을 한다면.
“그림을 읽으라고 합니다. 전 그림 안에 텍스트가 있고, 캐스터는 그 텍스트를 읽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캐스터는 해설위원과 다르게 자기 생각, 의견을 얘기하는 직업이 아니에요. 미국에선 캐스터를 play-by-play commentator라고 부릅니다. 즉, 스포츠 경기 상황을 가장 정확하고, 빠르게 전달해주는 사람이죠.”
-자신만의 특별한 준비 방법이 있었다고 하는데.
-스포츠 캐스터가 되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은.
“순발력과 침착함, 그리고 냉정히 얘기해서 좋은 목소리요. 캐스터란 직업상 어느 정도 타고난 목소리가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여기에다 스포츠를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 애정 없이는 이 일을 오래는 못하는 것 같아요.”
-학점, 외국어 능력 등 스펙은 보지 않나.
“뛰어난 스펙을 갖추면 당연히 점수는 플러스가 되죠. 하지만 필수는 아니에요. 면접에서 ‘토익 만점, 3개 국어 가능’이라고 해도 ‘대단하다’ 정도이지 면접의 당락을 결정짓진 못해요. 결국엔 좋은 목소리와 능숙한 중계능력이 면접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다른 직종과 같이 일반적으로 큰 회사일수록 연봉도 높아지고 복지도 뛰어나요. 하지만 금액 규모 자체로만 봐도 낮은 편이라고 보는 게 맞아요. 제 주변에도 프리랜서 활동을 하는 캐스터 중 ‘투잡’ 이상 뛰고 있는 사람도 꽤 많거든요. 그만큼 돈에 있어선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직업이에요. 하지만 캐스터란 직업은 이런 아쉬운 점들을 상쇄시킬 만큼 매력 있는 직업이에요.”
김지현 스포츠동아 대학생 명예기자 jihyunsport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