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전향 첫 해 1라운드 지명, 한화 이승관의 매력

11일 서울 종로 웨스턴 조선호텔에서 ‘2018 KBO 신인 드래프트‘가 열렸다. 한화에 2차 1라운드에 지명된 이승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야탑고 투수 이승관.”

2018 KBO 신인드래프트가 열린 11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한화 스카우트팀은 이날 첫 지명 순서(1라운드 전체 4번)가 되자 주저 없이 이승관(18)의 이름을 외쳤다.

이승관은 고교 2학년 때까지 투수로 뛴 경험이 전혀 없다. 주 포지션은 중견수였다. 3학년이 된 올해 처음 마운드에 올랐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화는 그를 투수로 지명했다. 빠른 공을 던지는 좌투수라는 타이틀은 스카우트들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하지만, 기본기가 중요한 투수의 특성상 경험 부족은 지명을 망설이게 하는 요소였다. 특히 주력 선수들이 즐비한 1라운드라면 더욱 그랬다. 이승관 본인도 “3라운드는 돼야 지명받을 줄 알았다”고 했을 정도다.

한화가 과감한 선택을 한 이유는 이승관에 대한 확실한 믿음이 있어서였다. 올 시즌 14경기에 등판해 3승1패, 방어율 1.01(35.2이닝 4자책점)의 성적을 거둔 점도 작용했다. 한화 이정훈 스카우트팀장은 “좌투수인 데다 시속 140㎞대 중후반의 공을 던진다는 점을 눈여겨봤다”며 “유연성을 기르고 변화구 제구를 가다듬으면 크게 성장할 투수다. 공 끝이 상당히 좋다. 대포알 같은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이승관은 “사실 고교 1학년 때부터 투수를 하고 싶었는데, 감독님께서 안 된다고 하셔서 3학년 때 처음 시작했다”고 웃으며 “어깨 힘이 좋지만 유연성과 투구 동작, 하체 중심이동 등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 한화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1999년의 영상을 보면서 대단한 팀이라고 느꼈다. 팀이 필요할 때 마운드에 올라 막아내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