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점유율 높이기’ 출혈경쟁 모바일 주식거래 갈수록 크게 늘어 NH투자증권은 ‘평생 공짜’ 파격 등… 대형사들 ‘치킨게임’ 치달아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주식거래 수수료를 경쟁적으로 낮추고 있다.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개 증권사는 모두 ‘무료 수수료’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특히 업계 1, 2위인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의 경쟁이 치열하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모바일증권 ‘나무’ 계좌를 개설한 고객에게 ‘수수료 평생 무료’라는 파격적인 혜택을 내걸었다. 이에 미래에셋대우도 8월 마감 예정이던 무료 수수료(8년) 이벤트를 두 달 연장하며 대응했다. 삼성증권은 휴면 고객과 올해 말까지 비대면 계좌를 개설하는 고객에게 3년간 주식거래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신한금융투자도 무료 수수료 혜택을 2030년까지로 늘렸다.
증권사의 수익 모델이 다양해지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변화라는 의견도 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주식거래 수수료 의존도를 낮추고 자산 규모를 키워야 증시와 관계없이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할 수 있다”며 “(수수료 인하 경쟁은) 대형사 간 덩치 불리기 경쟁이 심화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영업이익에서 위탁매매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7년 말 57.2%에서 올 6월 말 29.7%로 크게 줄었다.
영업이익에서 수수료 비중이 높은 증권사들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 중소형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작은 증권사까지 무료 수수료 확대에 동참하면서 수익은 갈수록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