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이유정 낙마 이어 충격… 강일원-이정미 등 후임 물망
靑은 “후임 지명 생각한바 없다”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헌법재판소 관계자)
11일 국회에서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뒤 헌재에서 나온 유일한 공식 반응이다. 겉으론 담담했지만 헌재의 내부 분위기는 심각했다. 김 후보자가 무난하게 국회 인준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했던 데다 223일째 이어진 헌재소장 공백 사태가 연장될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주식 투자와 정치 활동 문제로 자진 사퇴한 지 열흘 만에 김 후보자의 인준까지 부결돼 충격이 배가된 것으로 보인다.
헌재 관계자는 “이 후보자 낙마 충격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일까지 벌어져 언제쯤 조직이 안정될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됐다”고 혀를 찼다.
현직 중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주심을 맡아 유력한 헌재소장 후보자로 떠올랐던 강일원 재판관(58·사법연수원 14기)이, 전직에선 탄핵심판 당시 헌재소장 권한대행을 맡았다가 올해 3월 퇴임한 이정미 전 재판관(55·16기)이 새 헌재소장 후보자로 지명될 가능성이 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이날 재판관 후보로 유남석 광주고등법원장(60·13기), 윤영미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54·16기), 이은애 서울가정법원 수석부장판사(51·19기), 황정근 변호사(56·15기)를 추천했다. 유 법원장은 법원 내 진보 성향 판사들의 모임이었던 ‘우리법연구회’ 창립 멤버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 후보자 인준 부결 직후 후임 헌재소장 지명에 대해 “전혀 생각한 바 없다”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