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잡스는 독재자 스타일의 경영자였어도 미래를 봤고 그 덕에 존경받지만 이해진 전 네이버 의장은 우리 사회에 그런 걸 제시하지 못했다”고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네이버가 압도적인 시장지배력으로 온라인 상권을 장악하고 콘텐츠를 헐값에 싹쓸이하는 행태는 시장질서를 무너뜨리는 ‘갑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도 구멍가게 한번 운영해본 적 없는 김 위원장이 계속기업의 비전을 폄훼한 것은 독선적 발언이다. “정치가 기업과 기업가를 머슴으로 보는 것”이라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말에 일리가 있다.
▷김 위원장의 발언에 다음 창업자인 이재웅 씨가 9일 “한일 최고 인터넷기업을 일으킨 기업가를 이렇게 평가하는 것은 오만하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어제는 페이스북에 다시 올린 글에서 자신을 혁신기업가로 표현하면서 “모험을 걸고 살아가는 기업가는 존중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이 어제 공개석상에서 자신의 발언이 부적절했다고 사과하면서 논란은 가라앉는 분위기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기업가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여전히 의문이다.
홍수용 논설위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