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석유제재 성공하려면
일각 “北 이미 1년치 사용량 비축”… 제재물량-기간 늘리고 밀수 막아야
유엔 연설 앞둔 文대통령, 반기문 前총장과 의견 교환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11일 오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왼쪽)을 청와대에서 만나 접견실로 향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반 전 총장과 북핵 해법, 18∼22일 참석하는 미국 뉴욕 유엔총회에서의 기조연설 방향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과 반 전 총장이 만난 것은 취임 직후인 6월 2일 이후 석 달여 만이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행의 키를 쥐고 있는 중국은 형식적으로는 제재를 충실히 지킨다고 선전하고 있다.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이 11일 중국의 은행 등 전 금융기관들에 유엔 안보리 결의의 제재 대상에 오른 개인 및 기업과 금융 거래를 즉시 중단하라고 통보했다. 결의안 표결에 앞서 발표된 이번 조치는 중국 개인과 기업을 겨냥한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조치를 반대하면서 중국이 대북제재에 적극 참여하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위원회는 각국이 선의로 자신의 정보를 성실하게 제공한다는 전제에서만 결의안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대북 석유 금수가 ‘생명줄을 조이는’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제한하는 석유량이 한 해 소비의 50% 이상은 되고 제재 기간도 3∼6개월은 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북한이 제재에 대비해 이미 1년 치 사용량을 비축해 놓았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밀수 및 제3국을 통한 우회 수출 등 ‘뒷구멍’도 막아야 한다.
러시아가 제재에 동참해야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으로 망명한 전직 북한 39호실 고위 간부 리정호 씨는 6월 미국의 소리(VOA)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매년 20만∼30만 t의 연료를 수입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소재 기업들이 중개 역할을 해왔다”고 폭로했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