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바꿀 미래사회]<2> 첨단 車가 창조한 친환경 新사업
공해 없는 도시를 바라는 프랑스 파리 시민들이 수소차 택시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택시 운영사인 STEP는 사업 확장을 계획 중이다. 이 회사 수소차 택시가 파리시청 앞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왼쪽 사진). 프랑스 르노그룹은 소형 전기차 트위지를 다양한 카셰어링 서비스에 활용하고 있다. 시내에서는 물론 내연기관차 운행이 금지된 세계자연유산 지역에서도 탈 수 있도록 했다. 파리=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르노그룹 제공
프랑스 파리에서 수소전기자동차 택시를 운전하는 아브두 아샤 씨는 옆에 앉은 기자에게 “수소차 택시를 몬 이후 심신이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파리의 공기를 개선하는 데 조금이라도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하고, 소음과 진동이 적어 몸도 과거 디젤차 택시를 몰던 때에 비해 편해졌다는 것이다.
수소차는 매연을 전혀 내뿜지 않을 뿐만 아니라 수소와 산소 결합 반응에 필요한 산소를 얻기 위해 대기 중의 공기를 대거 흡입해 미세먼지 등을 걸러내기 때문에 실제로 공기를 더 깨끗하게 만든다.
친환경이 특징인 미래 자동차는 친환경 택시 사업자처럼 친환경을 기반으로 한 신산업을 창출하고 있다. 차량 공유(카셰어링) 산업도 대표적인 신산업이다.
차량 공유는 환경을 위해 전체 자동차 대수를 줄여야 한다는 요구 때문에 확산되고 있다. 친환경차를 활용한 차량 공유는 친환경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이어서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두고 있다.
지난해 6월 독일 뮌헨에서 투싼ix 수소차 50대로 카셰어링 사업을 시작한 회사인 비제로의 안드레아스 비트만 대표는 “유럽에서는 카셰어링은 당연히 친환경차여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한 인식에 기반을 두고 누가 더 편리한 카셰어링 서비스를 구축하는지가 경쟁의 핵심”이라고 했다. 비제로는 독일의 산업용 가스 생산 기업인 린데가 세웠다.
아예 카셰어링에 직접 뛰어드는 자동차회사들도 늘고 있다. 프랑스 르노그룹은 소형 전기차인 트위지를 활용한 카셰어링 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어서 일반 차량의 진입은 금지된 노르웨이 피오르 지역에서 시행한 카셰어링이 대표적이다. 기욤 보데스칼 르노그룹 카셰어링 사업 총괄 이사는 “이제 자동차회사들에는 카셰어링 서비스를 얼마나 체계적으로 상품화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토니 더글라스 BMW 전략·마케팅 총책임자는 “카셰어링은 전기차 자율주행차 같은 첨단 자동차를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장 일뿐만 아니라 자동차회사를 제조기업에서 서비스기업으로 변신시켜 줄 촉매제”라고 설명했다. BMW는 차를 가져다주고 단체도 이용할 수 있는 프리미엄 카셰어링 서비스 ‘리치 나우’를 지난해 4월부터 운영 중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해 1월 ‘메이븐’이란 회사를 세우고 카셰어링 사업을 시작했다. 매달 27%씩 회원 수가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디트로이트 메이븐 본사에서 만난 레이철 바타차르야 메이븐 상무는 “메이븐은 새로운 비즈니스이면서 GM의 잠재적 고객 수요를 파악하는 핵심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친환경차를 활용한 신산업의 발달은 산업용 가스 분야 기업들의 전략도 바꿔놓았다. 린데는 수소차에 쓰이는 수소를 얻는 과정도 친환경으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지금은 주로 석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부생 수소를 수소차용으로 판매하지만 앞으로는 풍력발전으로 얻은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얻겠다는 게 린데의 계획이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산업용 가스 기업 ‘에어 리퀴드’도 친환경 산업의 성장을 주목한다. STEP와 협력해 파리에 간이 수소충전소를 지은 에어 리퀴드는 수소와 압축천연가스(CNG) 등 다양한 연료를 충전할 수 있는 멀티 충전소 개발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