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기 초등교사 임용시험에 낙방한 A 씨(26·여). 올해 임용시험 규모가 크게 줄 것으로 보여 다른 지역의 임용시험을 볼까 하다가 포기했다. 선배들에게 물어보니 “학교가 작을수록 오히려 행정 업무가 몰리고 생활 여건이나 문화가 도시와 완전히 다르다”는 답이 돌아왔다. 지난해 6월 전남 섬마을 교사 성폭행 사건도 예비교사의 두려움을 키웠다.
교대생 10명 중 3명은 ‘도서벽지(島嶼僻地) 근무수당을 아무리 인상해도 근무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다른 10명 중 3명은 ‘50만 원 이상이면 근무할 수 있다’고 답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가 8월 27일부터 7일간 ‘구글 설문지’를 통해 전국 교대생 759명에게 초등교사 임용 경쟁률 양극화 해법을 물어본 결과다. 박 교수는 이 같은 결과를 22일 전국교대교수협의회 연합회의에서 발표한다.
먼저 박 교수는 현재 4만∼6만 원인 도서벽지 근무수당을 얼마나 인상하면 근무할 것인지 물었다. ‘수당 금액에 상관없이 도서벽지 근무를 원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30.57%로 가장 높았다. ‘50만 원 이상’이 29.8%로 비슷했다. 이어 100만 원 이상(19.89%), 40만 원 이상(10.54%), 30만 원 이상(9.22%) 순이었다. 도서벽지 근무수당 인상 정도는 낙후된 생활 여건, 장거리 출퇴근, 가족과 떨어진 삶을 감수할 만큼 충분한 유인책이 될 수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설문조사 응답자의 68.1%는 수도권이나 광역시 등 도시 지역에 응시할 계획이 있는 교대생이었다.
광주와 전남, 대구와 경북처럼 광역시와 인근 도(道)를 통합 모집하는 방안에 대해선 반대(52.44%)가 찬성(47.56%)보다 다소 높았다. 현직 교사가 임용시험에 재응시할 경우 ‘퇴직 이후 6개월 경과’라는 단서를 붙이는 방안 역시 찬성(50.59%)과 반대(49.41%)가 팽팽했다.
박 교수는 “도서벽지 지역에만 중등교원자격증 소지자를 교과전담교사로 채용하거나 은퇴를 앞둔 경력교사에게 유인책을 제공하는 등 해당 지역 교육감이 ‘특별 채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