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무용수 동반은퇴 발표 11월 24∼26일 ‘오네긴’ 고별무대, 같이 호흡 맞춘 전막공연 900회 넘어… 남편 엄씨는 프리랜서로 계속 활동
지난해 발레 ‘심청’에서 호흡을 맞춘 엄재용(왼쪽)과 황혜민 부부. 이들은 유니버설발레단에서의 마지막 작품을 앞두고 “많은 분들의 사랑에 보답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국립발레단 강수진 단장도 지난해 발레 ‘오네긴’을 끝으로 토슈즈를 벗었다. 왜 ‘오네긴’이 고별무대였을까. 강 단장은 “실제 삶이 발레만큼 드라마틱하지는 않지만 누구나 가끔 무언가와 작별을 해야 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2013년 이후 4년 만인 올해 오네긴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11월 24∼26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르는 ‘오네긴’이 유니버설발레단에서 황혜민 엄재용 부부의 고별무대가 됐다. 11월 24일 개막공연과 26일 폐막공연에 오르는 이들은 “최고의 정점에서 행복하게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었고 지금이 적절한 시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무언가와 작별을 할 때’라는 것은 ‘무언가를 새로 시작할 때’이기도 하다. ‘오네긴’이 유니버설발레단에서 이들의 고별무대이지만 이들은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로서의 작별인사일 뿐 무용 인생을 끝내는 것은 결코 아니다”고 말했다. 엄재용은 프리랜서 무용수로 활동할 계획이며, 황혜민은 휴식을 취하며 2세 출산 등을 고려할 예정이다. 이들에게는 발레 인생 1막을 마치고 무언가를 새로 시작할 인생 1막이 펼쳐질 뿐이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