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박물관 해양사 특별전시회
국내 첫 팔미도등대 등 자료 다양… 인천항의 변천사 한눈에 볼 수 있어
12일 인천시립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해양의 도시, 인천’ 특별전 도입부에 설치된 인천항 연표를 보며 박물관 직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이 연표는 인천항이 개항한 1883년부터 서구의 근대 문물이 유입된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인천시립박물관 제공
최초 외국인 기업(1883∼1884년·영국 이화양행, 독일 세한양행, 미국 타운센트상회)과 근대식 공원(1888년·자유공원), 기상관측소(1905년), 공립박물관(1946년·현 인천시립박물관)은 모두 인천에서 등장한 ‘대한민국 1호’다. 이 밖에 국민이면 누구나 즐겨 먹는 자장면(개항 직후)이 처음 선보인 곳도 인천이다.
인천시립박물관은 12일부터 기획전시실에서 격동의 근대화 현장이었던 인천의 해양사(海洋史)를 조명하는 특별전시회를 열고 있다. ‘해양의 도시, 인천’을 주제로 한 이번 특별전은 다음 달 29일까지 계속된다.
1부는 ‘세계와의 조우’가 주제다. 관세를 부과하던 ‘인천해관(仁川海關)’과 인천관측소, 인천무선전신소가 사용했던 다양한 문서와 사진을 관람할 수 있다. 이어 인천항에 들어선 갑문식 독, 염전, 어시장, 해운업 등 새롭게 등장한 산업을 소개한다. 인천항 주변 지도와 이들 회사와 관련된 사진 엽서 50여 점이 흥미를 끈다. 당시 선박회사가 발행한 승선권도 전시된다. 카메라와 의약품, 담배 등 해외에서 들여온 50여 점이 ‘박래품(舶來品·배로 실어 온 물품)’이라는 이름으로 전시된다.
2부 주제는 ‘바다를 향한 외침’이다. 대한제국이 해군을 양성하기 위해 강화도에 설치했던 ‘조선수사해방학당(朝鮮水師海防學堂)’과 광복 이후에 설립된 ‘인천해양대학’을 사진과 문서로 만나 볼 수 있다. 최초의 군함 양무호(揚武號)의 신순성 초대 함장과 첫 도선사 유항렬의 사진과 기록물 20여 점도 눈길을 끈다. 선박 항해용 각도기인 ‘육분의(六分儀)’도 함께 볼 수 있다.
3부 주제는 ‘바다의 정원’이다. 인천 앞바다를 중심으로 형성된 해양관광시설을 소개한다. 국내 최초의 수족관, 수도권 최고의 유원지이자 해수탕으로 유명했던 월미도 조탕,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묘도해수욕장 등을 사진, 엽서 등으로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세계의 앞바다, 인천’이라는 전시공간에서는 한국의 이민사를 다룬다. 1902년 12월 22일 인천 제물포항에서 미국 상선 갤릭호를 타고 떠난 102명이 이듬해 1월 13일 하와이에 도착하며 첫 이민이 시작된 사실이 소개된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