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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일수록 주목받는 초역세권 아파트

입력 | 2017-09-13 03:00:00

8·2대책후 실수요자 투자 주도
교육-교통환경 등 꼼꼼히 따져
지하철역 인근 단지에 투자 몰려

‘영등포뉴타운 꿈에그린’ 10월 분양
‘고덕 아르테온’ 1397채도 눈길
12월엔 일원동 ‘디에이치 자이’ 예정




한화건설이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7가 영등포뉴타운 1-3구역을 재개발해 다음 달 선보일 ‘영등포뉴타운 꿈에그린’ 투시도. 지하철 5호선 영등포시장역 2번 출구가 단지 안으로 연결될 예정이다. 한화건설 제공

7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분양된 ‘신반포 센트럴자이’는 8·2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강남권에서 첫 번째로 공급된 아파트였지만 평균 168 대 1의 높은 경쟁률로 청약을 마쳤다. 평균 분양가(3.3m² 기준)가 4250만 원으로 당초 예상보다 낮아진 데다 지하철 3·7·9호선 고속터미널역에 인접한 ‘초역세권’의 입지가 부각되며 인기몰이를 했다.

8·2대책 이후 수도권 분양시장에서 이처럼 지하철역과 맞닿은 단지들이 주목받고 있다. 다주택자들이 시세차익을 노리고 여러 단지에 ‘묻지 마 청약’을 하던 예전과 달리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바뀌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서울, 경기 과천시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주택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고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 다주택자의 양도세가 늘어나는 등 투자자들에 대한 규제가 생기자 자신이 직접 거주할 ‘똘똘한’ 한 채를 찾는 실수요자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특히 교통·교육 여건 등의 생활환경을 꼼꼼히 문의하는 수요자가 늘었다는 게 분양업계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 서울 분양시장에서는 역세권과 비(非)역세권 아파트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강북권의 경우 지하철 5·6호선 공덕역에 인접한 ‘공덕 SK리더스 뷰’는 지난달 35 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쳤다. 반면 지하철역에서 비교적 먼 동대문구의 한 아파트 단지는 5 대 1의 평균 경쟁률에 일부는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하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인근 지역에서 분양된 다른 단지 경쟁률이 20 대 1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부진한 성적이다. 조은상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실수요자들이 꾸준히 찾는 초역세권 아파트는 시장이 불황일수록 주목받는다”며 “강남, 여의도, 광화문 등 서울의 3대 도심에 가까운 역세권이라면 금상첨화”라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건설사들도 지하철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단지들을 중심으로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는 영등포뉴타운 1-3구역을 재개발한 ‘영등포뉴타운 꿈에그린’이 다음 달 분양될 예정이다. 지하 5층, 지상 최고 30층에 전용면적 29∼84m² 아파트 148채, 전용 21∼36m² 오피스텔 78실이 일반에 분양된다. 지하철 5호선 영등포시장역 2번 출구가 단지에 직접 연결될 예정이다. 이 역을 이용할 경우 광화문역까지 17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강남권에서는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이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 3단지를 재건축해서 짓는 ‘고덕 아르테온’이 눈에 띈다. 다음 달 분양될 이곳은 지하 3층, 지상 34층 41개 동에 전용 59∼114m² 4066채 규모 대단지다. 이 중 1397채가 일반분양 물량. 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 3번 출구가 단지에 맞닿아 있다. 강동경희대병원과 이마트 등도 가까워 생활여건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12월에는 현대건설과 GS건설이 서울 강남구 일원동 개포주공 8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 자이’ 1996채를 분양한다. 전용면적과 일반분양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분당선 대모산입구역 5, 6번 출구에 인접해 있어 연말 분양시장의 ‘최대어’로 꼽힌다. 지하철 3호선 대청역도 걸어서 5분 정도 거리. 일원초, 개원중, 중동중 등이 가까워 교육여건이 좋다. 양재천도 단지에서 약 300m 거리에 있다.

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