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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번 버스 논란’ 처음 제보한 누리꾼 “괜히 죄인 된 것 같아 마음 너무 무겁다”

입력 | 2017-09-13 10:18:00

240번 버스 논란



사진=240번 버스 논란/YTN 캡처 


이른바 ‘240번 버스’ 사건과 관련, 처음 사건 목격담을 온라인에 올렸다는 누리꾼이 12일 해명글을 게재했다.

누리꾼 A 씨는 이날 ‘어제 버스 240번 처음 글쓴이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어제 글쓴 뒤로 핫플이 되고 정신없이 기사를 찾아보고 그랬다”며 “계속 버스 얘기가 나오다 보니 당연히 처음 글을 쓴 내 얘기를 듣고 싶을 것 같아 다시 글을 쓴다”고 운을 뗐다.

A 씨는 앞서 올린 글에서 “퇴근 시간에 240번 버스를 탔다. 퇴근시간이다보니 사람이 미어 터지지 않나. 건대에서 사람들이 많이 내리는데 막 사람에 밀려서 아기가 내렸다. 근데 엄마가 같이 내리기도 전에 버스 기사가 출발했다”며 “아기 엄마가 ‘아저씨 내려주세요. 못 내렸어요’ 소리소리 쳐도 듣지도 않고 그냥 가더라. 아기 엄마가 계속 울부짖는데도 불구하고 버스 기사가 그냥 계속 달리더라. 다들 다급해서 외치는데도 그냥 가더라. 너무 화가 나고 눈물 났다”고 적었다.

A 씨는 이후 이 목격담을 삭제한 뒤 올린 해명글에서 “내가 처음 글을 쓰게 돼서 상황이 이렇게 커진 것 같아 너무 가슴이 두근거리고 내가 마치 거짓말을 한 것 처럼 글쓴 것 같아 정신이 없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제가)아이 나이가 4세 정도로 어려보였다고 썼는데, 진짜 아이 나이를 확실히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나도 처음부터 아이와 엄마를 보고 있었던 것은 아니며, 아이가 내리는 옆모습만 봤는데, 아이 엄마가 소리치며 기사님 부를 때는 그 주변 교통상황이나 차선 이런건 솔직히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본 상황을 적었던 것 뿐”이라고 적었다.

이어 “아이 엄마가 급하게 내리고 다음 정거장에서 어떤 아저씨 승객 한 분이 기사에게 ‘뭐가 급해서 못 세우냐’는 식으로 한마디 했다”고 전했다.

A 씨는 “지금 기사가 계속 뜨고 상황이 커지다보니, 내가 직접 본 상황이 마치 허구로 지어낸 것처럼 글들이 올라오고 있어서 마음이 너무 무겁다. 내가 상황을 좀 더 살피고 글을 썼어야 하나 후회되기도 하고, 아이도 찾았는데 이렇게 기사화되서 불편하게 만들었을 아이 엄마와 아이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크다. 지금도 뭘 어떻게 해야할지 답답하고 괜히 죄인이 된 것 같아 마음이 너무 무겁다”라고 털어놨다. 

이에 누리꾼들은 “인터넷에 고발글을 올릴 생각이라면 최소한 사실에 기반해야하지 않나? 그저 관심을 받고 싶었던 건가? 그리고 기사님께 사과해야지 그런 말을 하나도 없네”(roac****), “그러니까 감정이 앞서지 말고 제대로 알고 글을 올려야 억울한 사람이 안나오지 않겠나? 사람이 너무 경솔했네”(bd11****)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편 서울시에 따르면 240번 버스기사 김모 씨(60)는 11일 오후 6시 27분경 서울 광진구 뚝도변전소 정류장에서 건대입구역 정류장을 향해 출발했다. 버스가 뚝도변전소 정류장을 떠난 지 10초가량 지났을 때 여성 승객 B 씨가 다급하게 “어린 딸아이가 혼자 내렸으니 버스를 세워 달라”고 소리쳤다. 버스가 4차로 도로의 4차로에서 3차로로 진입한 직후였다.

김 씨는 버스를 세우지 않고 건대입구역 정류장까지 250m를 몰았고, A 씨는 건대입구역 정류장에서 내려 뚝도변전소 정류장까지 뛰어가 다행히 딸을 만났다.

김 씨는 서울시 조사에서 “차가 다니는 3차로에서 승객을 내려주면 사고가 발생할까봐 다음 정류장에 내려줬다”며 A 씨에게 사과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서울시는 김 씨와 버스회사 측이 버스 운영 규정을 위반했는지 조사 중이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