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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가로막힌 中 대신 동남아 시장 개척에 주력

입력 | 2017-09-13 15:18:00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CJ E&M 글로벌영화산업설명회에서 정태성 영화사업부문장이 해외 진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CJ E&M


한국영화 수출의 최대 시장인 중국시장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한반도 배치 여파로 가로막힌 상황에서 CJ E&M이 베트남과 태국 등 동남아시아를 넘어 터키로 그 무대를 확장한다. 한국영화의 새로운 활로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CJ E&M은 13일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글로벌 영화사업 설명회를 열고 “2020년까지 해외에서 자체 제작해 개봉하는 영화를 20편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미 중국과 베트남에서 리메이크해 성과를 낸 ‘수상한 그녀’처럼 다양한 나라에서 통할 수 있는 킬러콘텐츠의 개발은 물론 직접 현지 영화 제작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CJ E&M이 한국영화의 기획 개발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린 데는 최근 3년여 동안 한국영화시장이 정체기를 거듭하는 데 따른 자구책이다. 2014년 처음 2조원대로 진입한 한국영화 시장은 3년째 근소한 상승폭을 보이는 상황. CJ E&M은 이를 “정체상태”로 보고 있다.

CJ E&M 정태성 영화사업부문장은 “한국은 1인당 연간 영화관람 횟수가 세계 최고수준이어서 큰 폭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영화 핵심 타깃인 20~30대의 인구 감소 추이도 뚜렷하다”고 밝혔다.

이들이 주력하는 시장은 동남아시아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태국을 주력 시장으로 삼고 이에 더해 터키로도 새롭게 진출한다. 그동안 한국영화 제작 주체들이 집중해온 중국이 사드의 여파에 따른 ‘한한령’(한류금지령)에 가로막힌 상황에서 인구가 많고 영화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나라를 주로 택했다.

2013년 개봉해 800만 관객 성과를 거둔 ‘수상한 그녀’는 CJ E&M의 이 같은 해외 진출을 이끈 원동력으로 꼽힌다. 중국에서 ‘20세여 다시 한 번’이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된 영화는 역대 한중합작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베트남에서는 ‘내가 니 할미다’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돼 역시 흥행 1위에 올랐다.

CJ E&M은 ‘수상한 그녀’ 이후 ‘써니’를 주력 콘텐츠로 개발할 계획. 보편적으로 공감할 만한 이야기인데다 음악이 중심인 영화라는 사실에서 경쟁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오싹한 그녀’, ‘스파이’, ‘형’ 등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배급한 작품들의 해외 리메이크 및 합작을 추진한다.

동시에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는 현지 영화 제작사와 손잡고 한국영화 리메이크가 아닌 현지 영화 제작도 진행하고 있다.

CJ E&M 임영균 영화사업부문 해외사업본부장은 “로컬 영화를 제작하다보면 현지 문화적 차이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며 “그래서 각 나라의 영화 시장을 가장 잘 아는 현지 영화사를 파트너로 선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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