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니퍼트-LG 소사(오른쪽). 스포츠동아DB
타자가 타석당 투구수를 얼마나 유도하느냐에 따라 타자 유형이 드러나듯, 투수 역시 이닝당 투구수를 살펴보면 구위, 제구, 투구 스타일 등을 복합적으로 읽을 수 있다. 이닝당 투구수를 토대로 투수의 성향과 유형을 살펴봤다.
● 공격적 투구를 선호하는 투수들
이닝당 투구수가 적다면 효율적 투구를 한다고 볼 수 있다. 같은 공으로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12일까지 규정이닝에 진입한 투수 중 이닝당 투구수가 가장 적은 투수는 LG 헨리 소사다. 2531개의 공으로 165.1이닝을 소화해 이닝당 15.3개를 기록 중이다.
그러자 이젠 타자들도 소사를 만나면 빠른 승부를 하고 있다. 시속 150㎞대 강속구로 무장한 소사를 상대하면서 볼카운트가 2S로 몰리면 승산이 희박하기에 공격적으로 타격하고, 그러면서 소사는 투구수를 더 절감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소사에 이어 kt 라이언 피어밴드(15.31개)와 NC 에릭 해커(15.33개) 등 많은 외국인투수들이 속전속결 승부를 선호하고 있다. 여기에 kt 고영표(15.43개)와 넥센 최원태 두 영건도 투구수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투수로 꼽힌다. KIA 양현종(15.75개)과 롯데 브룩스 레일리(15.79개)가 이들의 뒤를 잇는다.
kt 피어밴드-NC 해커-kt 고영표-넥센 최원태(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 이닝당 투구수가 많은 투수들
물론 이닝당 투구수가 많아도 타자를 잘 제압하고 승리를 많이 한다면 큰 문제는 없다. 다만 같은 투구수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기 힘들어 효율성 면에서는 바람직하지는 않은 게 사실이다.
LG 류제국-SK 문승원-박종훈(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이어 LG 류제국이 17.47개로 최다 2위다. 류제국 역시 이닝당 투구수가 많은 편에 속하는 유형이지만, 올해는 지난해(17.0개)보다 더 올라갔다. 이어 SK 문승원(17.27개)과 박종훈(17.16개)도 이닝당 17개 이상의 투구수가 필요한 투수로 집계됐다. 한편 두산 함덕주는 규정이닝에 살짝 부족해 물밑에 있지만 이닝당 투구수가 18.7개나 돼 규정이닝에 진입한다면 니퍼트를 넘어 이 부문 1위가 될 전망이다.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