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통상본부장, 첫 기자간담회
“WTO 제소 카드 있지만, 일단 쓰고나면 카드 아냐”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사진)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무역 보복에 대해 냉정한 접근을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WTO 제소) 카드는 일단 쓰고 나면 카드가 아니다”며 “제소하고 승소하면, 그 다음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런 발언은 당장 WTO 제소 절차를 밟는 것보다 시간을 갖고 한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다른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본부장은 “중국 공산당 19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가 열리는 다음 달 18일 이후 기회를 봐서 문제 해결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일본은 중국과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를 두고 영토 분쟁을 겪으면서 중국 시장에 대한 공략 노하우를 얻었다”며 “이번 위기를 중국 소비자를 공략할 수 있는 서비스와 제품을 개발하는 기회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10년 만에 통상교섭본부장으로 돌아온 김 본부장은 “통상 정책이 10년간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다른 나라에 비해 뒤처지게 됐다”며 “10년 전과 상황이 크게 달라진 만큼 새로운 책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세종=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