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불리는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75)와 김 전 대통령을 통해 정계에 입문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59)가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DJ’라는 공통분모를 지닌 둘은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 후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날을 세우고 있다.
박지원 전 대표는 14일 페이스북에 “박성진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부적격 판정이 나오면 사퇴를 약속했고 여권에선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인준 담보가 있어야 조치한다고 한다. 저희에게 박성진, 류영진, 탁현민과 헌재소장 인준 연계했다고 비난한 여권이 잉크도 마르기 전에 왜 연계합니까”라며 인사 파동의 책임을 민주당에 돌렸다.
박 전 대표는 전날에도 “추 대표는 국민의당 비난 말고 인준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이대로 계속 가시면 당장 큰 코 다친다. 일부 언론에서 추 대표를 ‘DJ의 딸’이라 보도했으나 DJ는 ‘왜 내 딸이라 하는지’라며 불쾌하게 말씀하셨다”고 주장했다.
반면 추 대표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국민의당은 다수 재판관이 박근혜 세월호 7시간은 탄핵사유가 아니라고 할 때 소수의견으로 ‘성실의무 위반’이라고 명쾌하게 지적했던 김이수 재판관의 헌재소장 부결에 들러리를 섰다. 이러려고 세월호 7시간은 박근혜 탄핵사유 1순위라고 했었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김이수 후보자의 임명 동의안이 부결된 뒤 “국민의당은 땡깡을 놓는 집단, 더 이상 형제의 당이 아니다”라고 맹비난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