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Princeton University.
쓸모 없는 음식물 쓰레기 취급받는 오렌지 껍질이 불모지가 된 땅을 재생시키는 기적을 만들었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 연구팀은 지난달 28일 불에 타 황폐화 한 코스타리카 열대 우림 지역에 오렌지 껍질을 버린 지 16년 만에 총 생물량이 176% 증가했다고 밝혔다.
프린스턴 대학교 환경 연구 기관과 미국 환경 전문 매체 MNN(Mother Nature Network)에 따르면 ‘오렌지 껍질로 불에 탄 숲 살리기’ 프로젝트는 1997년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의 연구원인 다니엘 얀센과 위니 홀와스에 의해 시작됐다.
두 사람은 불모지가 된 숲에, 버려지는 오렌지 껍질을 활용해 땅을 재생시키자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이들은 국립공원 북서쪽 부지 일부를 소유한 코스타리카의 오렌지 주스 업체 델 오로(Del Oro)에 부지 임대와 오렌지 껍질을 제공해줄 것을 요청했다.
Del Oro의 도움으로 약 1년간 1만 2000톤 가량의 오렌지 껍질이 불모지에 뿌려졌다.
그러나 Del Oro의 경쟁 업체인 티코 프루트(Tico Fruit)가 “오렌지 껍질로 인해 숲이 더러워졌다”며 소송을 제기해 승소하면서, 이 프로젝트는 실시한지 1년 만에 중단됐다.
프로젝트가 중단된 지 10여년 만에 그 곳을 다시 찾은 다니엘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불에 타 황무지였던 그 곳은 6피트(약 2m) 높이의 표지판을 가릴 정도로 무성하게 자란 나무들로 가득한 울창한 숲이 되어 있었다.
이를 토대로 작성된 논문(Low-cost agricultural waste accelerates tropical forest regeneration)에 따르면 오렌지 껍질을 버린 곳은 그렇지 않은 땅에 비해 훨씬 비옥한 것으로 확인됐다.
토양의 ph지수가 증가했으며, 토양 내 칼륨, 칼슘, 구리, 철 아연의 농도는 증가한 반면 탄소의 농도는 감소했다. 초목 또한 오렌지 껍질을 버리지 않은 곳에 비해 높게 자랐으며, 그 수도 훨씬 많았다. 아울러 다양한 식물종이 발견되기도 했다.
연구팀은 정확한 생물역학 구조를 파악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 연구 결과가 다른 유사한 생태계 프로젝트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