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동아재테크-핀테크쇼, 16일까지 서울 코엑스서 개최 시선 사로잡은 첨단금융 서비스
첫날 5000여명 참관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7 동아재테크·핀테크쇼’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참석자들이 우리은행 부스에서 스마트냉장고 ‘우리홈IoT뱅킹’을 관람하고 있다. 냉장고 문에 부착된 액정 화면으로 계좌 잔액과 자동이체일, 예금 만기일 등을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다. 앞줄 오른쪽부터 이광구 우리은행장, 최 위원장,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김순덕 동아일보 논설주간.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경기 안양시에서 온 유승조 씨(47)가 KB국민은행 직원의 안내에 따라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손바닥을 올렸다. 국민은행이 5월부터 선보인 ‘손바닥 정맥’ 인증 전용 ATM이었다.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넣지 않았는데도 ‘삑’ 하는 소리와 함께 출금액을 누르라는 메시지가 떴다. 유 씨는 놀란 표정으로 은행 직원의 얼굴을 쳐다봤다.
이 ATM에서는 손바닥을 정맥 인증장치 위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별도의 본인 확인 절차 없이 현금을 입출금할 수 있다. 미리 은행 창구에 등록한 손바닥 정맥의 패턴을 ATM이 인식해 가입자를 확인하기 때문이다. 유 씨는 출금액으로 10만 원을 설정했다. ATM에서 가짜 지폐 10장이 인출됐다. 그는 “동주민센터에서 주민등록등본 등을 지문 인식 방법으로 신청해본 적은 있는데 손바닥 인식은 처음”이라며 “지문 인식보다 속도도 빨라 편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일상으로 파고든 핀테크
이날 박람회에서 선보인 핀테크는 더 이상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니었다.
우리은행은 삼성전자의 스마트냉장고 ‘패밀리허브’와 연동되는 ‘우리홈IoT뱅킹’을 선보였다. 냉장고 문에 부착된 액정 화면으로 우리은행 계좌와 자동이체일, 예금·대출 만기일, 이자납입일, 환율 등을 조회할 수 있다. 우리은행 부스를 살펴보던 안명순 씨(52·여)는 “주부들에게 정말 필요한 기술”이라며 “요리하다 말고 폰뱅킹 할 일이 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진화하는 모바일 금융 서비스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나금융그룹이 SK텔레콤과 합작해 만든 ‘핀크’는 소비자의 금융 패턴을 분석하고 금융상품을 추천해주는 휴대전화 속 프라이빗뱅커(PB)다. 이용자가 가입한 모든 계좌와 신용카드 명세를 한곳에서 볼 수 있고 소액 송금도 가능하다.
금융사와 동맹을 맺은 핀테크 스타트업도 저마다 독특한 기술을 선보였다. 디오티스는 자동응답전화(ARS)가 오면 질문 내용을 화면으로 보여주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음성을 끝까지 듣지 않아도 원하는 메뉴를 고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 P2P 투자쇼에도 발길 이어져
‘동아 P2P 투자쇼’ 강연장 역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저금리 기조로 마땅히 돈 굴릴 곳을 찾지 못한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행사엔 8퍼센트, 투게더펀딩, 테라펀딩, 펀다, 헬로펀딩, 미드레이트 등 개인 간 거래(P2P) 금융 6개 업체 대표들이 나서 P2P 시장 동향과 투자법 등을 소개했다.
양태영 테라펀딩 대표는 “안전한 부동산 P2P 금융 상품에 투자하려면 주로 수익률이 10%대 초반 상품에 투자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P2P를 통한 부실채권(NPL) 투자법을 소개한 김항주 투게더펀딩 대표는 “자산관리회사(AMC)가 담보가 좋은 부실채권을 매입할 때 P2P 금융이 돈을 빌려준 뒤 경매로 매각해 원금과 연체이자를 모두 회수하는 구조”라고 소개했다.
이날 함께 열린 ‘동아 핀테크 기술 세미나’에서는 와디즈, 송금 애플리케이션 ‘토스’ 운영업체인 비바리퍼블리카, 모인, 뉴지스탁, 데일리인텔리전스 등 5개 핀테크 업체가 크라우드펀딩과 간편 송금, 로보어드바이저, 블록체인 등 기술 트렌드에 대해 설명했다.
송충현 balgun@donga.com·강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