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동부 김주성은 일본에서 한창인 팀의 전지훈련에서 알찬 선수생활 마무리를 준비하고 있다. 베테랑으로서 제몫은 물론이고 후배들의 성장에도 도움을 주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중이다. 나고야(일본)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 프로농구 일본 전훈캠프에 가다 ⑦ 원주 동부
매 경기 승부처 출전 중책…맞춤 훈련
일본팀과 두 차례 연습경기 높은 공헌
김주성 “내게 주어진 역할에 집중할것”
원주 동부의 포워드 김주성(38·205cm)은 일본 나고야에서 진행 중인 전지훈련 연습경기에서 후반을 책임지고 있다. 1·2쿼터는 아예 벤치에서 쉰다. 이 때문에 하프타임에 몸을 한 번 더 푼다. 그는 감독의 지시에 따라 승부처나 고비에서 팀을 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동부 이상범(48) 감독은 팀 지휘봉을 잡은 직후 김주성과 따로 미팅을 했다. “시즌이 개막하면 매 경기 승부처에 출전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김주성은 비 시즌 연습경기에서 감독의 지시에 맞춰 몸을 적응시키고 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체력과 스피드는 전성기에 비해 많이 떨어졌지만 승부처에서 그만한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는 팀 사정상 중책을 맡았다. 국내무대 뿐 아니라 각종 국제대회에서 그만큼 풍부한 경험을 가진 선수는 KBL리그 내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김주성이 몸이 썩 좋지 않아 결장했던 17일 미쓰비시와의 경기는 달랐다. 동부는 후반 막판 맹추격을 하고도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김주성이 빠진 상황에서는 고비를 넘길만한 힘이 부족했다.
김주성은 “감독님이 원하는 시간에 맞게 뛸 수 있도록 훈련을 해왔다. 비 시즌 준비도 잘 했다. 감독님이 배려를 해주셔서 훈련을 잘 따라할 수 있었다. 조금 더 몸을 만들어야 하지만 지금까지 과정은 좋다. 일단 팀이 잘 될 수 있도록 내게 주어진 역할에 집중하려 한다. 사실 내가 잘하는 것보다 우리 팀의 체력이 좋고, 좋은 내용의 경기를 할 수 있다면 더 좋겠다. 후배들을 위해 내가 도울 수 있는 건 돕겠다”면서 웃었다.
김주성은 15년 이상 동부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세월은 무심하게 흘렀다. 이제 동부는 김주성의 그늘에서 벗어나려 한다. 이 감독 부임과 함께 팀은 리빌딩에 돌입했다. 그도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2017∼2018시즌은 후배들이 더 성장하는 시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
김주성은 “후배들이 준비를 잘 했다. 이전보다 많이 좋아졌다. 이번 한 시즌을 어떤 방식으로든 선수들이 경험하면 분명히 1년 뒤 더 성장하게 된다. 고비에서 내가 도와줄 수도 있겠지만 팀의 먼 미래를 위해서라도 후배들 개개인이 책임감을 갖고 직접 해봐야 한다. 그래야 동부가 다시 강호가 될 수 있다”며 팀을 향한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