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주자 6곳 “업계 모두 힘들어져” 국토부, 에어로K 등 2곳 심사 연기 숙련인력 부족으로 안전성 문제도
LCC의 면허 심사가 연장되면서 LCC의 사업 환경과 안전성 문제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일본 동남아 등을 무대삼아 성장하고 있는 국내 LCC는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 총 6곳이다. 이들은 길게는 10년 이상, 짧게는 2년여 동안 사업을 이어오며 LCC 시장을 키웠다. LCC의 지난해 국제선 수송 분담률은 30%를 넘었다. 이제 막 성장세를 타기 시작한 것이다.
에어로K와 플라이양양 등 새로운 ‘플레이어’들은 시장 경쟁의 활성화를 내세운다. 추가 LCC가 등장해야 항공료 인하가 촉진되고 성수기 요금 담합 등이 사라져 소비자의 이익이 늘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 관계자는 “한국의 LCC는 MCC(Middle-cost carrier·중비용 항공사)라는 단어가 더 어울린다. 치열한 경쟁으로 가격을 더 낮출 수 있고 이는 소비자 입장에서도 이익”이라고 말했다. 추가 LCC 등장으로 항공승무원 등 새로운 일자리도 큰 폭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선발 주자들은 후발 주자가 경영 수지를 맞추기 어려워지면서 겪게 될 과당경쟁을 우려한다. 한 LCC 최고경영자는 “여객 운송 사업은 선발 사업자들이 좋은 비행 노선과 시간을 선점한 상태에서 후발 주자들은 상대적으로 나쁜 노선과 시간대로 사업을 할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요금만 무리하게 낮춘 영업을 펼칠 경우 LCC 업계 모두가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요 경쟁국에 비해 LCC 사업자가 너무 많아지게 돼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6곳)보다 많은 LCC 사업자를 둔 나라는 중국(8곳)이 유일하다. 미국이나 인도, 일본도 6곳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LCC가 더 늘어날 경우 모두가 수익성에 애를 먹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항공업체 관계자들은 비교적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다양한 노선을 갖춘 제주항공, 진에어를 제외하고는 경영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 항공업계에서는 에어로K(충북 청주), 플라이 양양(강원 양양)이 국내선보다 국제선을, 그중에서도 사업성이 확인된 노선을 중심으로 ‘미투(Me too) 전략’을 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LCC 업체 관계자는 “소비자 열 중 여덟은 ‘LCC는 다 거기서 거기’라고 대답할 만큼 충성도가 낮은 시장이다. 후발 주자가 들어오면 곧바로 기존 업체들과 ‘맞짱’을 뜰 수 있는 구조라는 의미다. 사전에 싸움을 막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