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권 울산 孝사관학교장
홍순권 울산 효사관학교장이 효의 현대적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 남구 장생포동 옛 울산해양경찰서에 사무실을 둔 효사관학교는 ‘효가 바로 서야 가정과 학교와 사회가 바로 선다’는 취지에서 2012년 4월 설립됐다. 학교 이름도 ‘가정과 사회를 지키는 효 지도사를 양성하는 학교’라는 의미에서 사관학교로 명명했다.
효사관학교는 3월과 8월 등 1년에 2기씩 모집한다. 1기당 모집 인원은 150명으로 교육과정은 일주일에 두 번씩 총 10주다. 현재의 12기는 지난달 29일 입학해 11월 9일까지 수업을 한다. 실내교육은 한국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에서 이뤄지고 야외수업은 지역사회를 바로 알기 위해 울산상수도사업본부와 울산보건환경연구원, 울산박물관 등에서 이뤄진다. 부산 유엔기념공원과 임시수도기념관, 울산항만공사, 고리원전 등도 방문한다.
홍 교장은 “각 가정과 지역사회의 노인들이 ‘어르신’이 아닌 ‘늙은이’ 취급을 받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이들이 지역사회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 효사관학교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이나 ‘왕따’ 등 청소년 문제들도 모두 효 사상의 결여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청소년에게 효 사상을 교육해 부모를 공경하고 이웃 어른을 존경할 줄 아는 올바른 인성을 심어주면 친구를 때리거나 따돌리는 등의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소년 문제의 대부분이 학교가 아닌 가정교육이 잘못됐기 때문이라는 게 홍 교장의 설명이다.
홍 교장은 “어른들이 집안에서 자녀들에게 효도를 받고 지역사회에서 젊은이들에게 존경을 받으려면 효도 받을 준비와 행동을 해야 한다”며 “그런 준비와 행동을 효사관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11기까지 효사관학교 졸업생은 총 1112명. 이 가운데 100여 명은 효 지도사로 유치원과 초중고교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효 관련 수업을 하고 있다. 올해는 울산지역 137개 학교, 1030개 학급이 효 지도사의 수업을 받겠다고 신청했다. 하지만 10분의 1인 100개 학급밖에 수업을 못 한다. 강사 수당이 1인당 4만 원인데 울산시교육청의 지원이 400만 원에 불과한 탓이다.
홍 교장은 “울산시 관련 조례와 인성교육 진흥법에 근거해 효 지도사 강사 수당을 구군에서도 지원해주면 많은 학생들에게 인성교육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효사관학교 입학 문의 052-243-6688.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