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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파키스탄 ‘아프간 충돌’… 동맹관계 균열

입력 | 2017-09-18 03:00:00

파키스탄 외교장관 “트럼프 정부, 어리석게도 실패한 전략 다시 시도”
트럼프의 新아프간전략 정면비판




파키스탄이 18일부터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신(新) 아프가니스탄 전략’을 정면으로 비판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아프간 전략을 발표하면서 파키스탄이 이슬람 극단주의 반군단체인 탈레반을 지원한다고 강도 높게 비난한 바 있다.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카와자 무함마드 아시프 파키스탄 외교장관은 유엔총회 때 트럼프 행정부가 이미 실패한 군사적 접근을 다시 아프간에서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할 계획이다. 아시프 장관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그들(트럼프 행정부)은 어리석게도 이미 실패한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무력은 어떤 문제도 못 풀고, 과거에도 아무런 해결책이 못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프간은) 이미 영토의 40% 이상을 탈레반에 잃었는데 무슨 수로 그들(탈레반)과 싸울 것이냐”고 덧붙였다.

WSJ가 전한 아시프 장관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 뒤 나온 파키스탄 측의 반응 중 가장 공격적이다. 아시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테러리스트로 표현한 탈레반과의 ‘평화 회담’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시프 장관의 이번 발언으로 향후 미국과 파키스탄이 계속 동맹관계를 유지할 수 있느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두 나라는 표면적으로는 동맹관계를 유지했지만 실제로는 껄끄러운 사이였다. 미국은 파키스탄이 탈레반을 지원한다고 보고, 2011년 파키스탄에 숨어 있던 오사마 빈라덴 사살 작전을 진행할 당시 파키스탄 정부에 통보도 하지 않았을 만큼 불신이 깊다. 파키스탄도 최근 지속적으로 미국의 라이벌인 중국과 가까워지고 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