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도발]中 내부서 시진핑 ‘北 감싸기’ 비판
중국 인민정치협상회의 외사위원회(중국의 외교 정책 자문기구) 상무위원인 자칭궈(賈慶國) 베이징대 국제정치학원장은 15일 ‘목소리가 높다고 이치가 서는 게 아니다’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주즈화(朱志華) 저장(浙江)성 당대국제문제연구회 부회장에 대한 분노의 감정을 토해냈다. 그는 “북한이 위기에 빠졌을 때 미중 간 사전 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군사 충돌이 폭발하기를 원하는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두 사람의 논쟁은 북한을 전략적 완충지로 보는 전통적인 주류 견해가 비주류에 의해 공격받으면서 주류가 발끈하는 상황을 상징하고 있다. 중국의 반대를 무시한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으로 국제사회의 압박이 커지고 중국 동북지방의 방사능 오염 공포와 한반도 군사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자 주류적 시각에 도전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비판한 주 부회장은 북한을 후원하는 중국의 전통적인 견해를 대표하는 주류라고 할 수 있다. 11일 기고문을 통해 자 원장의 생각은 △한반도 위기의 책임이 북한과 중국에 있다는 것이며 △중국이 미국과 소통해 대북 군사공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그는 “완전히 한쪽 편(한미)을 든 것으로 중국 외교 정책과 사회 여론을 오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 원장의 견해가 “나쁜 이의 앞잡이가 되어 나쁜 짓을 일삼으며 중국 사회주의 외교의 핵심 내용에 어긋나는 것으로 국가 이익과 이미지에 심각한 손해를 끼쳤다”고 비난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15일 평양 순안비행장 야외 지휘소에서 ‘화성-12형’ 발사 장면을 지켜보며 참모들과 함께 웃고 있다. 사진 출처 노동신문
그동안 중국 공산당 차원의 공식적인 대외정책 변화는 없는 상황에서도 정부와 군 일각에서는 미묘한 변화가 감지돼 왔다. 지난달 미중 합참의장이 체결한 양군 간 새로운 통신교류 협정은 다양한 한반도 비상상황(컨틴전시)에 양국이 공동 대처하기 위한 소통 체계였다. 대니얼 러셀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최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비공개 회의에서 만난 중국군의 전직 고위 간부들이 “‘미국이 직접 김정은을 없애는 걸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주류와 비주류의 갈등은 중국이 북한 핵개발에 대한 벌로 제재에는 동참해야 하지만 북한 정권을 불안하게 하거나 북한 미사일이 중국을 향하게 할 정도가 돼서는 안 된다는 딜레마적인 상황을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