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아쉬움과 물음표만 남았다. 아웃카운트 한 개만 더 채우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었지만,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팀도 1-7로 역전패했다.
LA 다저스 류현진(30)이 18일(한국시간)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워싱턴과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4.2이닝 동안 3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한 뒤 불펜투수 로스 스트리플링에게 공을 넘겼다. 총 투구수는 98개(스트라이크 56개)였다. 시즌 성적 5승7패를 유지한 채 방어율만 3.59에서 3.46으로 낮췄다.
6일 애리조나전 6이닝 3안타 1실점 이후 한 차례 로테이션을 건너뛰고 12일 만에 출격했지만, 충분히 강한 인상을 심어주진 못했다. 1-0으로 앞선 5회 2사후 갑작스레 연속 볼넷을 내준 이유도, 승리투수 요건 충족을 눈앞에 둔 선발을 냉정하게 교체한 이유도 모두 의문을 자아냈다. 가장 큰 관심사인 포스트시즌 로스터 합류 여부를 비롯한 모든 주변상황의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왜 갑자기?
1회(18개)부터 류현진의 투구수는 적지 않았다. 삼자범퇴로 마감했으나, 모두 풀카운트 승부였다. 충분히 쉰 덕분인지 공끝에 힘은 넘쳐 보였다. 그러나 또 한 번 삼자범퇴를 기록한 3회에만 14개였을 뿐 2회 19개, 4회 17개로 투구수가 많았다. 5회에는 무려 30개였다. 5회 선두타자 마이클 터너를 공 4개 만에 중견수 뜬공으로 잡은 뒤가 문제였다. 다음 타자인 8번 맷 위터스를 상대로 11개나 던졌다. 삼진으로 한숨 돌리는 듯했으나, 투수인 9번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에게 다시 9개의 공을 던지며 볼넷을 허용하자 다저스 불펜이 분주해졌다. 결국 1번 트레이 터너에게 다시 볼넷을 내주자 우완 스트리플링이 등장했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전날에도 5이닝 1안타 1실점으로 호투한 선발투수 리치 힐을 조기에 강판시켰다. 투구수는 고작 74개. 이날도 로버츠 감독의 게임플랜에서 류현진의 임무는 5이닝으로 한정된 인상이다. 이를 의식한 듯 류현진도 5회 들어 어깨에 힘이 들어간 모습을 보였다. 공끝이 둔해졌고, 상대 타자들의 커트는 늘어났다. 제구도 흔들렸다. 클레이튼 커쇼와 다르빗슈 유를 제외한 나머지 선발투수들은 믿지 않는 듯한 로버츠 감독의 마운드 운영이 또다시 부각됐다.
●결국 끝까지 간다?
류현진은 올스타전 이후 9경기에서 2승1패, 방어율 2.36으로 다저스 선발투수들 중 가장 견고한 흐름을 타고 있다. 그러나 올 시즌 22차례의 선발등판 중 11차례나 5이닝 이하 투구를 기록했다. 경기 후 취재진이 이 대목을 지적하자 로버츠 감독은 “그것이 류현진의 포스트시즌 제외를 의미하진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류현진은 우리가 요구하는 모든 것을 했다”고도 덧붙였다.
결국 류현진으로선 향후 두 차례 정도 더 주어질 선발등판 기회를 어떻게 살리느냐가 한층 중요해졌다. 커쇼와 다르빗슈만 확실할 뿐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선발진 중 남은 두 자리는 아직 미정인 분위기다. 힐, 알렉스 우드, 마에다 겐타와 펼쳐온 선발 오디션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