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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양자컴퓨터 실용화 단초 될 ‘準입자’ 존재 국내 연구진이 증명

입력 | 2017-09-19 03:00:00

막스플랑크 한국/포스텍 연구소, 지성대 연구원팀 세계 첫 규명
계산속도 수천배 높일 원리 찾아




양자컴퓨터는 큐비트라 불리는 3개 혹은 그 이상의 조건을 조합해 수를 계산한다. 0과 1, 두 개의 숫자로 모든 것을 계산하는 일반 컴퓨터보다 계산속도가 수백, 수천 배 이상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처럼 여러 조건을 한꺼번에 표현할 소자를 찾지 못해 실용화의 걸림돌이 돼 왔다.

국내 연구진이 양자 실용화에 도움이 될 미지의 입자가 실존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증명해 냈다.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한국 지소인 ‘막스플랑크 한국/포스텍 연구소’ 지성대 책임연구원(사진)팀은 포스텍, 중앙대 연구진과 공동으로 ‘마요라나 페르미온’이란 이름이 에너지 입자의 존재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규명해 냈다고 18일 밝혔다. 미래형 컴퓨터의 기본 소자가 될 수 있는 과학적 원리를 한국인 연구진이 찾아낸 셈이다.

마요라나 페르미온은 전자나 양성자, 중성자처럼 원자 속 핵에 존재하는 작은 입자의 이름이다. 입자 중에는 중력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일명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가 잘 알려져 있다. 마요라나 페르미온은 중성자의 움직임에 따라 생겨나는 에너지체(體) 형태로 실제 입자처럼 움직이는 가상의 입자다. 입자처럼 계산할 수 있지만 실제로 입자가 존재하지 않아 과학계에서는 준입자라고도 불린다.

이 입자의 이론적인 존재는 과거부터 알려져 있었다. 에너지의 형태에 따라 다양한 단위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양자컴퓨터의 소자로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최근 10여 년간 학계의 관심을 받았지만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과학자는 지금까지 없었다.

지 연구원팀은 마요라나 페르미온이 중성자의 움직임에 의해 생겨난다는 사실에 착안하고, 중성자의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는 영국 런던 인근 옥스퍼드 지역에 있는 러더퍼드 애플턴 연구소에 있는 중성자산란시설(ISIS)에서 연 100일 이상 실험을 거듭하며 3년간 실험에 몰두한 결과, 중성자의 움직임에 따라 입자가 생겨나 발생하는 역학적 성질을 관측해 내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이 실제로 양자컴퓨터 실용화로 이어질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 연구원은 “명확히 마요라나 페르미온 입자의 존재를 입증하였을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물리적 성질까지 규명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성과는 물리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피직스’ 9월 18일자(현지 시간)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