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왕성하게 활동 중인 현역 피아니스트 가운데도 비슷한 무대 매너로 눈에 뜨이는 인물이 있습니다. 올해 36세인 프랑스 피아니스트 다비드 프레이(사진)입니다. 그 역시 고개를 피아노 가까이 가져다 대고, 머리를 흔들고, 콧노래를 부릅니다. 기인(奇人)스럽다 할 만한 그의 모습에 피아노 팬들은 ‘제2의 굴드’라는 별명을 붙였습니다. 생전의 굴드를 필름에 담았던 다큐멘터리 감독 브뤼노 몽생종이 프레이에 주목한 것도 우연한 일은 아닙니다. 2004년 프레이가 몬트리올 콩쿠르에서 입상한 뒤 몽생종 감독은 그의 연주와 개인적 면모를 담은 ‘흔들고, 노래하고, 생각하라’라는 다큐멘터리를 만들었습니다.
왜 연주 중에 그런 특이한 포즈가 나올까요? 프레이 자신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연주자의 몸은 음악과 함께 진동하고 공명해야죠. 성악가들은 그렇게 노래하지 않습니까. 피아니스트도 그래야 합니다.”
그렇게 ‘굴드 같으면서도 굴드 아닌’ 프레이가 서울에 옵니다. 15∼18일 여수, 부산, 인천에서 연주를 펼쳤고 오늘(1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세종솔로이스츠와 바흐의 건반악기 협주곡 세 곡을 협연합니다. 현역 바흐 스페셜리스트가 조선의 명군주 ‘세종’의 이름으로 활약하는 악단과 함께 자아내는 유려한 바흐에 기대가 큽니다. 마침 세종솔로이스츠를 창립한 강효 줄리아드음악원 교수가 제31회 인촌상 수상자로 결정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군요. 큰 축하를 드립니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