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국가책임제 밑그림 발표

한 노인전문요양센터에서 치매 노인이 게임 치료를 받고 있다. 정부는 18일 치매 극복의 날을 맞아 모든 치매 환자에게 장기요양보험 혜택을 주는 ‘치매국가책임제’를 선포했다. 동아일보DB
○ 모든 치매 환자에게 장기요양 서비스

○ 경제적 부담 줄이고 돌봄 인프라 확대
기저귀 구입비를 지원하기로 한 것은 치매 노인 가정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경제적 부담이 가장 큰 부분이 기저귀 비용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기저귀 구입비는 월평균 6만∼10만 원에 이른다. 앞으로는 장기요양급여를 적용해 기저귀 구입비의 15%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 다만 지원을 받으려면 장기요양등급을 받아야 하고, 꼭 기저귀 사용이 필요한 건강 상태여야 한다.
치매 가족이 전액 부담하는 요양시설 식재료비에도 장기요양급여를 적용한다. 시설에 입소한 치매 노인 1명당 월평균 25만 원의 식재료비를 내는데 그동안 전액 환자 가족이 부담해야 했다. 다만 식재료비 전액을 지원하는 것은 아니어서 앞으로도 환자 가족이 20∼50% 수준은 부담해야 한다. 다음 달부터 중증 치매 환자의 병원비 부담은 20∼60%에서 10%로 낮아진다.
현재 47곳에서 내년 안에 252곳으로 늘어나는 치매안심센터는 기존 치매상담센터에서 하던 상담과 치매 선별검사는 물론이고 치매 환자의 상태와 사정에 맞춰 필요한 서비스를 안내해주는 역할까지 맡는다. 센터 안에는 치매 노인이 장기요양 등급을 받기 전까지 최대 6개월간 머물 수 있는 단기 쉼터도 생긴다. 전국 치매 환자를 통합 관리하는 ‘치매노인등록관리시스템’을 통해 치매 환자가 이사를 하더라도 전에 받던 서비스를 계속 받을 수 있다.
○ 설익은 대책, 재정 부담 우려도
하지만 기대와 달리 이번 발표에 구체적인 지원 대상과 시기는 빠져 설익은 대책을 서둘러 발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세부안을 정하려면 시뮬레이션에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재정을 감당할 수 있느냐는 우려도 있다. 현재 72만 명인 치매 노인은 2050년 271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 환자의 의료비와 생산성 손실액 등을 합친 비용은 현재 13조 원에서 2050년 106조 원으로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내년까지 치매 관련 인프라를 개선하는 데 5000억 원을 투입한다. 하지만 매년 늘어나는 치매 관련 비용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번 대책대로 장기요양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려면 현재 건강보험료의 6.55% 수준인 장기요양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장기요양보험의 적자는 400억 원에 달했다. 조충현 복지부 치매정책과장은 “내년 예상 장기요양보험료 수입과 이번 대책의 재정 소요 등을 감안해 구체안을 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