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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놀라운 반전 힘은 득점권타율과 대타타율

입력 | 2017-09-19 18:35:00

12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IA 이범호가 3회초 2사 만루에서 SK 문승원의 초구를 잡아당겨 비거리 125미터 좌중월 만루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올해 KIA의 1위 질주를 예상한 이는 과연 얼마나 있었을까. 시즌 초반 반짝이 아니라 시즌 말미까지 순위표에서 맨 위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은 그야말로 놀랄 만한 변신이 아닐 수 없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그 중 방망이의 힘이 가장 큰 밑바탕이라고 할 수 있다. 18일까지 팀타율 0.304로 2015년 삼성이 작성한 역대 최고 팀타율 0.302를 넘어설 기세다. 여기에 잘 드러나지 않지만 득점권타율과 대타타율의 드라마틱한 변화는 KIA가 최근 수년간의 침체를 뚫고 대약진하게 된 숨은 힘으로 평가할 만하다.

KIA 김선빈.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타율보다 더 무서운 득점권타율

KIA 타선은 팀타율도 팀타율이지만, 득점권에서 더 집중력을 발휘했다. 올 시즌 득점권타율 0.326으로 1위다. 팀타율보다 무려 2푼2리나 높다. 대체적으로 팀타율보다 득점권타율이 높게 형성되기는 하지만, 그렇더라도 이처럼 크게 차이가 나는 구단은 없다. 10개 구단 중 득점권타율 3할을 기록하고 있는 팀 역시 KIA가 유일하다. 시즌 후반 득점권타율 페이스가 떨어졌는데 이 정도다.

KIA는 한동안 팀타율도 낮았지만 득점권타율에서 더 힘을 쓰지 못했다. 최근 5년간의 추이를 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2013년엔 팀타율 0.261에 득점권타율 0.258이었고, 2014년엔 팀타율 0.288에 득점권타율 0.258이었다. 그리고 2015년에도 팀타율 0.251에 득점권타율 0.248이었다. 지난해에 처음 팀타율 0.286보다 득점권타율이 0.288로 살짝 높았고, 올해 급상승했다.

선수 대부분 개인타율보다 득점권타율이 높다. 0.383으로 타격 1위를 달리는 김선빈은 득점권타율이 0.407이며, 최형우 역시 시즌타율(0.355)보다 득점권타율(0.396)이 훨씬 높다. 이명기(시즌타율 0.330-득점권타율 0.376), 로저 버나디나(시즌타율 0.327-0.336)도 마찬가지다. 이런 집중력은 다른 타자들에게도 전염되고 있다. 팀 내 주전 중 2할대 타율의 이범호(0.257)와 김민식(0.220)도 득점권에서는 모두 3할대(이범호 0.304, 김민식 0.337)다. KIA 주전 라인업 9명은 모두 득점권타율이 3할대라는 뜻이다.

KIA 최원준.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이젠 대타타율도 최정상권

KIA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칠 만한 타자가 없다”는 평가를 듣던 팀이다. 주전 1~2명이 빠지면 대체요원도 없어 KIA 팬들로부터 ‘식물타선’이라는 비아냥까지 들었다. 이렇다보니 벤치에 앉아 있는 선수를 대타로 내더라도 성공률은 극히 떨어졌다. 대타타율만 보면 2013년엔 0.240, 2014년엔 0.235였고, 가뜩이나 타자가 부족한데 안치홍과 김선빈의 공백까지 겹치자 2015년엔 대타타율이 0.198로 떨어졌다. 그러다 지난해 0.286으로 치솟더니 올해 0.260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보다 다소 떨어졌지만 순위는 지난해 2위에서 올해 1위로 올라섰다.

득점권타율과 대타타율이 이처럼 높다는 것은 그만큼 KIA의 체질이 강해졌다는 의미이자 자원이 풍부해졌다는 뜻이다. 올해 역시 주전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줄줄이 이탈하기도 했지만, 대신 누가 나가더라도 제몫을 해내는 팀이 됐다. 과거엔 선수층이 얇아 주전은 아파도 참고 뛰면서 악순환이 이어졌지만, 지금은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휴식을 통해 더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로 가고 있다.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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