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염경엽 단장-LG 송구홍 단장-넥센 고형욱 단장(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DB·넥센 히어로즈
마지막까지 치열한 5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SK, LG, 넥센의 공통점은 모두 프로선수 출신 단장이 첫 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다는 점이다.
2017 KBO리그는 한국프로야구의 새로운 흐름이 시작된 첫 해다. 선수출신 단장이 대거 리그에 등장했다. 사상 처음으로 야구선수출신 단장의 숫자가 비경기인 단장을 넘어섰다. 전체 10명의 단장 중 총 6명의 단장이 야구선수출신이다.
6명 중 4명은 프로선수 출신이다. 박종훈(한화), 송구홍(LG), 염경엽(SK), 고형욱(넥센) 단장이 KBO리그에서 선수로 뛰었다. 이 중 박종훈 단장을 제외한 3명의 단장이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막 티켓이 걸린 5위를 놓고 시즌 마지막까지 치열한 자존심 경쟁을 벌이고 있다.
프로선수와 코치, 프런트, 감독까지 경험한 SK 염경엽 단장은 시즌 내내 활발한 트레이드를 시도하며 ‘한국형 GM’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외국인 사령탑 트레이 힐만 감독과 마지막까지 어떤 호흡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
넥센은 신인 단장, 신인 감독 체제로 시즌을 시작했다. 현역 시절 투수로 활약한 고형욱 단장은 스카우트 팀장 출신답게 적극적인 트레이드와 신인발굴에 주력했다. 시즌 중반까지 선전이 이어졌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작은 불씨만 남겨진 상황, 그러나 조용한 리더십으로 외국인선수 교체 등 부임 첫 해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줬다.
지난해 말 연이어 선수출신 단장 취임이 보도되자 야구인들은 크게 환영했다. 팬들은 현장과 소통을 기대했다. 이제 남은 것은 포스트시즌 진출 성공과 실패로 마무리되는 프로선수출신 GM의 첫 시즌 성적표다.
5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3명의 프로선수 출신 단장은 각각 다른 커리어와 장점을 갖고 있다. 야구 현장에서 이들의 성공과 실패에 주목하는 이유는 ‘프런트 야구’로 표현되는 최근 KBO리그의 흐름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