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대중브랜드로 공략”
미국 뉴욕의 글로벌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에 문을 연 ‘라네즈’ 매장. 아모레퍼시픽 제공
19일 국내 1위 화장품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은 16일(현지 시간) 미국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의 주요 매장에 ‘라네즈’ 브랜드가 입점했다고 발표했다. 세포라는 미국 전역에 365개 매장이 있는 세계적인 화장품 로드숍 유통사다. 아모레퍼시픽은 뉴욕 22개, 캘리포니아 37개, 플로리다 11개, 텍사스 12개 등 144개 매장에 라네즈 브랜드를 내걸고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아모레퍼시픽은 이에 앞서 15일에는 미국 뉴욕 유니언스퀘어 2개 층에 ‘이니스프리’ 브랜드 플래그십 대형 매장을 열었다. 미국 현지 관계자는 매장 문을 열기 전부터 손님들이 줄을 서면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친환경 이미지를 앞세운 이니스프리는 플래그십 매장에서 미국 전용 상품 150여 종 등 총 900여 가지 제품을 선보인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이니스프리의 글로벌 쇼핑몰에서 미국 소비자들의 주문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대형 단독 매장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그동안 고급 브랜드를 선보이며 화장품 회사로서 신뢰를 쌓아왔지만 이제는 북미 시장에서도 대중 브랜드를 앞세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시장에 안착하고 나면 호주, 프랑스 등에서도 보폭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기업들이 미국 화장품 시장에 공을 들이는 만큼 미국에서 한국 화장품의 위상도 올라가고 있다. 최근 KOTRA 시카고무역관이 발표한 ‘한국 화장품 수출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한국의 대미 화장품 수출액은 1억9900만 달러로 작년 상반기 대비 38.4%가 증가했다. 화장품을 미국에 수출하는 상위 10개국 중에 가장 성장세가 높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거대한 중국 시장을 대체하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자는 절박함이 화장품업계 전반에 깔려 있다”라고 말했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