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청년드림 잡페스티벌 & 고양 청년드림 잡콘서트
19일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2017 GCH 청년드림 잡페스티벌’에서 창업 동아리 학생들이 향초를 만들고 있는 장면. 김천=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19일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 GCH 청년드림 잡페스티벌’은 장 씨의 이 같은 아쉬움을 풀어주기에 충분했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와 경북보건대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현대모비스, 이마트, 대상, 롯데푸드 등 대기업과 김천지역 내 공공기관 중소기업 등이 참가한 대규모 일자리 박람회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잡페스티벌은 해를 거듭하면서 지역 일자리 창출의 모범 사례로 정착하고 있다. 특히 취업이나 진로 관련 행사가 많지 않은 지역의 특성상 사회 진출을 앞둔 20, 30대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장 씨는 “인터넷을 통해 얻는 형식적 정보 외에 기업 실무자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면서 “이번 행사를 통해 취업 정보를 얻은 것은 물론 진로 고민까지 털어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행사를 공동 주최한 경북보건대의 특성을 반영해 일반 취업 박람회와 달리 의료 관련 기관이나 업체들의 상담부스가 많은 것도 눈에 띄었다. 경북보건대 3학년 손지훈 씨(23)는 “취업을 앞두고 답답한 부분이 많았는데 실제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궁금증이 많이 풀렸다”면서 “특히 다른 취업 행사와 달리 의료업계 부스들이 많은 것도 좋았다”고 말했다. 한 중소 요양병원 관계자는 “지역의 소규모 병원들은 인력난이 생각보다 심하다”면서 “잡페스티벌이 우리에겐 지역 인재를 채용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창구”라고 말했다. 대기업 등 일반 기업 부스에서도 상담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간호학 전공의 한 학생은 “지금껏 의료 쪽에만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이번 행사를 통해 일반 기업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진로나 적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지역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진로특강도 돋보였다. 이날 행사장 인근 강의실에선 ‘내 삶을 설계하는 방법’을 주제로 인재채용 전문가의 특강이 진행 중이었다. 신연수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장은 “심각한 취업난 속에서 GCH 청년드림 잡페스티벌이 청년 구직자들과 기업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젊은이들이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취업과 진로 탐색을 주제로 1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청년드림 잡콘서트 현장. 고양=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지루하고 무거운 분위기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현장에선 멘토단과 관객들 간 한바탕 수다가 벌어졌다. 취업 이야기로 시작한 토크 콘서트는 멘토들의 학창 시절 에피소드 등 시시콜콜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멘토단은 직업이나 직책 대신 ‘너네 언니’같이 친근한 느낌의 별칭을 썼다.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일반 취업박람회의 콘서트 현장과는 사뭇 달랐다. 이날 잡콘서트장을 찾은 최성 고양시장도 본인의 젊은 시절 경험을 이야기하며 “열정을 가지고 꿈을 향해 도전했으면 한다”고 격려했다.
참가자들의 직업이나 연령대도 다양했다. 진로 상담 코너에는 20, 30대 취업준비생뿐만 아니라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금융기업 인사 담당자와 마주한 한 고등학생은 “카카오뱅크 같은 인터넷은행들이 최근 늘어나고 있는데 기존 은행의 경영 상황이 악화되진 않았냐”며 예상 밖의 날카로운 질문을 했다. 경기지역 한 특성화고에 다닌다는 김건기 군(16)은 “대학 진학이 아닌 취업을 목표로 공부를 하고 있어서 진로 상담을 받기 위해 잡콘서트를 찾았다”면서 “업종별로 참여 기업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날 잡콘서트장에는 김 군처럼 진로나 취업 상담을 받기 위해 찾아온 앳된 얼굴의 학생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다음 달 제대를 앞둔 최관용 병장(23)은 “전역이 다가올수록 취업에 대한 불안감도 그만큼 커졌다”면서 “답답한 마음에 박람회를 찾았는데, 취업 정보도 얻고 마음을 다잡게 되는 계기도 됐다”고 말했다.
취업 정보보다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고 말하는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취업준비생 김모 씨(28)는 “사실 취업 정보보다는 누군가와 지금 겪고 있는 고민을 나누고 싶었다”면서 “실제 전형 과정에 필요한 정보보다 낙심하지 말고 하고 싶은 일에 계속 도전하라는 한마디 격려가 힘이 됐다”고 털어놨다.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에는 인재 채용의 기회가 됐다. 이날 중소기업들로 꾸려진 현장면접존에서는 채용을 전제로 한 실제 면접이 이뤄졌다. 한 중소기업 담당자는 “오전에만 당장 출근할 수 있다는 지원자가 3명이나 됐다. 좋은 인재를 뽑는 데 어려움이 많은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고양시 일자리센터에 따르면 이날 잡콘서트를 찾은 방문객은 약 7000명으로 집계됐다.
고양·김천=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