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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여성정책 혁신을 위한 토크콘서트’에서 “젠더를 모른다”, “젠더폭력이 뭐냐”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비난의 목소리가 높지만 “나도 젠더폭력이 뭔지 모른다”라며 홍 대표를 두둔하는 누리꾼도 많다.
젠더폭력은 성에 대한 혐오나 차별적인 시각을 담고 범하는 신체적·정신적·언어적 폭력 등을 말한다. 여기서 젠더는 생물학적 성뿐만 아니라 성 정체성 등 넓은 의미를 가지며 이를 정확히 대신할 수 있는 한국어가 없는 상황이다.
젠더는 고정관념을 깨는 노력 등이 필요해 사안 자체에 피로도를 갖는 사람이 많다. 또한 논쟁이 따르기 때문에 공론화되기 어려워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는 저출산, 노동문제 등과 맞물려 있어 사회 현안을 다루는 국회의원이라면 중요하게 꼽는 이슈 중 하나다. 19대 대선 때도 문재인, 심상정, 안철수, 이재명 등 예비 후보들이 젠더 폭력 문제를 중요하게 거론한 바 있다.
젠더 문제를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장편소설 ‘82년생 김지영’을 추천하는 국회의원들이 많다. 심지어 해당 소설에는 ‘국회의원 필독서’라는 수식어도 붙었다.
소설은 한국 여성이라면 흔히 겪는 뻔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1982년에 태어나 학생, 취준생을 거쳐 워킹맘으로 살아가는 김지영 씨의 이야기를 통해 젠더 문제를 비교적 이해하기 쉽게 보여준다.
금태섭 의원의 경우 해당 소설 300권을 구매해 국회의원 전원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모두 힘을 합쳐 10년 후에는 ‘92년생 김지영’들이 절망에 빠지지 않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라는 내용을 포함한 편지도 건넸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5월 청와대 오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82년생 김지영을 안아 주십시오”라는 메시지와 함께 해당 책을 선물하기도 했다. 페이스북에는 “올해 읽어야 할 세 권의 소설이 있다면 반드시 ‘82년생 김지영’이 포함돼야 한다”라며 추천하기도 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3·8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해 “여성이 학교와 직장, 가정에서 어떤 성차별을 겪고 있는지 처참하게 기록한 ‘82년생 김지영’이 유행”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김가영 동아닷컴 기자 kimga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