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수 리드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볼 배합도 리드의 일부이며, 그 시발점은 투수에게 사인을 내는 것이다. LG 포수 정상호가 투수 임찬규에게 사인을 내는 장면. 스포츠동아 DB
포수에게 ‘리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키워드다. 포수의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인 볼 배합도 리드의 일부다. 그만큼 리드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기록에 나타나지 않는 ‘무형의 가치’임에도 불구하고 포수들은 늘 ‘좋은 리드’에 대해 고민한다. 현역 최고의 포수로 평가받는 양의지(30·두산)조차 “리드에는 정답이 없다”며 고개를 젓는다. 이 말은 야구계 정설이나 다름없다. 경기 결과에 따라 ‘좋은 리드’의 기준이 나뉘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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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포수 리드에는 정답이 없을까
포수의 리드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볼 배합을 예로 들어보자. 이는 큰 틀에서 투수의 장점을 살리는 리드와 상대의 약점을 파고드는 리드, 두 가지로 나뉜다. 포수마다 선호하는 스타일이 다르겠지만, 정답은 없다. 단순히 투수의 구종과 코스 뿐만 아니라 상대 타자의 데이터와 경기 당일 컨디션 등 고려해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예를 들어 직구를 잘 치는 타자라도 상황에 따라 배트스피드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을 간파하면, 이를 실전에 적용하는 과감한 리드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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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수 리드는 결과론?
포수의 가장 큰 역할은 투수를 이끌어가는 것이다. 포수들이 “투수를 편안하게 해주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투수 출신인 LG 양상문 감독은 “포수 리드에 정답은 없다”면서도 “과정을 중요시해야 한다. 포수가 타자의 약점을 파고들지 못하고 볼 배합을 하다가 얻어맞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리드는 투수와 포수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LG 주전포수 유강남은 “내가 사인을 내는 대로 던질 수 있는 투수라면 직접 리드하고, 젊은 투수들은 자신 있게 투구할 수 있도록 원하는 대로 맞춰주는 편”이라며 “리드의 첫 단계는 상대를 인정하는 것이다. 영상을 보며 공부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어떤 식으로든 결과는 나온다. 결과에 따라 평가가 갈리지만, 과정을 통해 풀어가는 방법을 배운다”고 설명했다. 이는 “과거에는 내가 사인을 냈을 때 성공 확률이 5대5였다면, 지금은 6대4로 올라갔다”는 양의지의 말과 궤를 같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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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수 전문가의 조언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