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디스코’, 카카오 ‘레이지’ 등… 관심정보 알기쉽게 정리-선별해줘 “소비방식 변화” vs “편견 강화” 명암
마을 공터 트랙에서 달리기를 즐기는 서울 도봉구의 허지현 씨(37)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음원 애플리케이션(앱)을 쓰면서 음악을 더욱 즐기게 됐다. 이 앱은 말로 명령하면 저절로 알아듣고 적당한 음악을 선곡해준다.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허 씨가 들었던 음악이나 허 씨와 비슷한 취향을 지닌 사람이 들었던 음악을 틀어주는 방식이다. 그는 “처음 듣는 음악이라도 취향에 맞아 대부분 계속 듣게 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소수의 AI 비서 스피커 시스템 등에만 활용되던 개인 맞춤형 ‘큐레이션’ 기능이 다양한 서비스에 접목되고 있다. 큐레이션이란 미술관의 큐레이터처럼 유용한 정보들을 모아 알기 쉽게 정리하고 선별해주는 서비스다. 온라인 콘텐츠 분야에선 주로 개인의 이용패턴에 맞춰 적합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용자 콘텐츠 활용 패턴이 빅데이터로 저장되고 이를 분석해주는 AI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를 활용하는 서비스 영역이 넓어진 것이다. 인터넷 포털이나 영화, 음악 등을 서비스하는 콘텐츠 업체가 주로 활용한다. 최근에는 온라인 쇼핑몰도 추천 기능을 강화하는 추세를 보인다.
디스코 이용자는 자신의 관심 주제를 설정하고 해당 주제의 콘텐츠에 피드백을 주면서 개인의 취향을 전달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출시 초반에는 1000명 수준이었지만 두 달 동안 빠른 성장세를 보여 하루 이용자가 2만여 명에 이른다”며 “지인 관계 중심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피로도를 느낀 이용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도 AI를 통해 뉴스와 주변 맛집 등을 추천해주는 앱(현재 iOS앱 출시)인 ‘레이지’를 7월 선보였다. 시간과 공간으로 콘텐츠를 분류하고, 인기를 끄는 커뮤니티 글과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위치기반 정보를 통해 주변 행사 등을 추천받을 수 있다.
카카오의 AI 추천 시스템 ‘토로스’는 카카오페이지 등 유료 콘텐츠 서비스에 적용된 기술이다. 이용자가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읽은 작품을 분석해 이용자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알림으로 추천해준다.
멜론이나 지니뮤직, NHN벅스와 네이버뮤직 등 국내 주요 음원 콘텐츠들도 각사의 음원 큐레이션 서비스를 통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