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위원장 취임 100일 인터뷰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소시효 완성을 얼마 남기지 않은 사건의 조사 자료를 고발하기 전에 검찰로 넘기는 방안을 추진한다. 공정위의 늑장 고발로 형사처벌을 피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사진)은 취임 100일을 맞아 19일 서울 중구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검찰의 공소 제기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검찰과의 협의 시점을 조금 더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소시효가 2, 3개월가량 남은 사건에 대해 사건을 조사한 심사관이 ‘검찰 고발’로 조치 의견을 정할 경우 공정위 의결 전에 조사 자료를 검찰과 공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 위원장은 산업자본의 금융업 진출을 제한하는 금산(金産)분리에 대해 “금산분리 등 흔히 일컬어지는 재벌개혁 수단은 과거에 만들어진 것이다. 지금의 한국경제 상황에서는 적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강화) 등 지속 가능한 개혁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금산분리 규정을 적어도 지금보다 대폭 강화하는 쪽으로는 가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나는 전문경영인 체제가 오너 경영 체제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누가 경영을 맡든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여 달라는 게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