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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에 확실한 경고 메시지”… “유엔을 전쟁위협 무대 만들어”

입력 | 2017-09-21 03:00:00

[유엔총회 북핵 외교전]국제사회, 트럼프 연설에 엇갈린 반응




“트럼프의 유엔 연설은 그의 트윗을 연결해놓은 것 같았다.”

짐 아코스타 미국 CNN 백악관 출입기자는 19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엔 총회 데뷔 연설 직후 트위터에 이렇게 썼다. 이날 트럼프의 연설은 미국의 무력을 과시했지만 세계를 이끌어 갈 원칙(principle)이나 주의(doctrine)를 내놓지 못했다는 점에서 하루에도 몇 건씩 올리는 막말 트위터 수준이었다는 지적이었다.

영국 가디언도 “국가의 정상이 유엔 연설에서 다른 나라를 ‘완전히 파괴하겠다’고 위협한 적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다이앤 페인스타인 상원의원도 “유엔은 평화를 증진하는 장인데, 대통령이 오늘 이곳을 전쟁 위협의 무대로 활용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대북 압박을 강조해온 공화당 진영은 “미국 대통령다웠다”며 치켜세웠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매우 감명을 받았다”며 치켜세웠다.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용납할 수 없는 회원국의 태도에 대해 이보다 직설적으로 비판한 것은 유엔 전체 역사에 없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발언이 논란에 휩싸인 것은 우선 사용한 표현들이 그동안의 ‘화염과 분노’나 ‘군사옵션 장전’ 등에 비해 자극적이었던 데다 즉흥적인 발언이 아니라 참모들과 논의 끝에 나온 정식 연설문이었기 때문이다. 연설 모두에 “(내년도 국방예산 법안을 통해) 7000억 달러를 국방에 투자하기로 했다”며 “우리 군대는 곧 역대 최강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뒤에 나온 발언이기도 했다.

북한의 후원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반대 견해를 드러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19일 뉴욕에서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에 북핵 책임론을 핑계로 독자제재를 해선 안 된다”며 미국을 비판했다. 왕 부장은 “중국의 (대북 압박) 역할이 충분하지 않다는 주장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반도 정세가 복잡하고 민감한 상황에서 관련한 각국이 자제를 유지하고 긴장된 정세 완화에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유엔 총회에 참석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도 19일 “우리는 누구도 악마화하고 싶지 않다”며 간접적으로 비판의 뜻을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19일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군사적 해결책을 얘기하는 건 수많은 희생자를 낼 얘기를 하는 것”이라며 중-러의 편을 들었다. 반면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인 납치 문제를 언급한 것을 공식 환영했다.

논란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트위터에 “국무부 장관 시절 북한이 핵 개발을 하도록 놔두고선 ‘사기꾼 힐러리’가 이제 와서 (나를) 비판한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트위터 계정을 통해 ‘우리는 분명히 북한을 파괴할 수 있다’는 지난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하며 진화에 나섰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도 “외교적 수단을 통해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며 상황 진화에 나섰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 파리=동정민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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