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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보이콧” 연설직전 자리 뜬 北대사

입력 | 2017-09-21 03:00:00

유엔주재 말단 직원 1명만 남겨… 트럼프 ‘로켓맨’ 표현 당일 오전 추가




19일(현지 시간) 오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 맨 앞줄에 앉아 있던 자성남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오전 10시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 시간이 임박하자 총회장 밖으로 빠져나갔다. 자 대사는 NBC방송에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보이콧했다”고 밝혔다. 북한대사가 빠져나간 자리 뒤에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의 말단급 직원 1명이 남아 고개를 숙이고 메모를 하거나 굳은 표정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응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단 앞에 설치된 프롬프터의 원고를 보며 특유의 손가락 제스처와 표정을 바꿔가며 41분간 첫 연설을 이어갔다.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거친 발언을 쏟아내던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중간 지친 듯 마른 침을 삼키며 숨을 고르기도 했다. 연설 도중 6번의 박수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야 김정은을 지칭한 ‘로켓맨’ 표현을 연설문에 넣었다고 CNN은 전했다.

이날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대사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유엔 연설을 경청했다. 켈리 비서실장은 피곤한 듯 머리를 감싸 쥐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한국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태열 유엔 주재 대사 등 6명의 대표단이 자리를 지켰다.

유엔본부 주변은 일찍부터 교통 체증이 시작됐다. 각국 정상이 탄 차량이 경찰차와 앰뷸런스를 앞뒤에 세우고 도로를 질주하면 일반 차량은 물론이고 보행자들의 통행까지 차단됐다. 거리 곳곳도 통제됐다. 중국의 파룬궁 탄압을 비판하는 노란 티셔츠 차림의 시위대가 몰려들자 취재기자 전용 출구인 47번가 유엔본부 출입구 길목이 갑자기 차단되기도 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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