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병원 노조 일주일째 파업… 병상 절반만 운영해 환자들 불편 고려대-을지대병원도 돌입 가능성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보건의료노조 소속 일부 병원 노조가 인력 확충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파업 초읽기에 들어가 진료 차질과 환자 피해가 우려된다. 20일 노동계에 따르면 보건의료노조 산하 96개 지부 가운데 전남대병원과 을지대병원 등 74곳에서 파업 투표가 가결됐다. 전남대병원 노조는 20일 전야제를 열고, 밤샘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21일 오전 8시 반부터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고려대의료원과 을지대병원(대전)도 협상 미타결 시 21일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은 노조법상 필수유지업무 사업장이어서 파업 중에도 수술실과 응급실 등은 정상 가동된다. 하지만 외래 진료는 차질이 불가피하다. 파업이 길어지면 수술이나 입원진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4일부터 파업 중인 울산대병원은 이미 진료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소속인 울산대병원 노조는 조합원 1300여 명 가운데 수술실과 응급실 등의 필수 유지 인력만을 남긴 채 대부분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체 984개 병상 가운데 절반 정도만 운영하고 있다. 또 파업 전 하루 75건이었던 수술이 현재 20∼25건으로, 외래환자가 하루 3200여 명에서 2200여 명으로 줄었다. 노조는 기본급 11% 인상과 간호사 충원, 생명·안전 업무직 전원 정규직화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병원 측은 무리한 요구라는 입장이다.
실제 21일부터 파업을 예고한 부산대병원과 조선대병원, 국립중앙의료원은 노사가 20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에 전격 합의하면서 노조는 파업을 철회했다. 경희의료원과 서울시동부병원 등 7곳도 파업 찬반 투표 이전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노사가 합의했다.
유성열 ryu@donga.com·김호경 / 울산=정재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