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의 고통이야 겪어본 사람만 아는 법. 약을 먹고 잠을 청해도 저절로 곯아떨어지는 잠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하단다. 미국의 저술가 빌 헤이스는 자전적 에세이 ‘불면증과의 동침’에서 ‘알약 덕분에 잠이 든 적도 많다. 하지만 내 몸은 절대 속지 않는다’고 썼다. 미국 허핑턴포스트의 창립자 아리아나 허핑턴은 시간 부족을 탓하는 현대인들이 만만한 수면을 줄이는 바람에 수면 위기에 빠졌다며 ‘수면 혁명’을 제창하기도 했다.
▷소득보다 꿀잠이 행복감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적어도 영국 사람들은 그렇게 믿고 있다. 유통회사 세인즈베리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와 전국사회조사연구소에 의뢰해 만든 ‘행복지수(Living Well Index)’의 분석 결과다. 8250명을 대상으로 영국인의 일상에서 행복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무엇인지 알아보니 성생활, 직업 안정성, 가족의 건강, 가처분소득 등 다양한 항목 중 잠이 행복과 상관관계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50% 오르면 행복지수는 고작 0.5포인트 증가하지만 질 좋은 수면은 3.8포인트나 행복지수를 끌어올렸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