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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추석 선물세트 판매 작년 두배

입력 | 2017-09-21 03:00:00

작년 청탁금지법 혼란 탓 구매 꺼려… 제도 정착되며 선물 수요 되살아나




추석 앞두고 물류센터 북적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전국 택배 물류센터가 바빠졌다. 20일 오전 경기 오산 롯데마트 물류센터에 전국 각지로 보낼 택배물이 빼곡하게 쌓여 있다. 오산=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20일 오후 3시에 찾은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 추석 연휴가 일주일 넘게 남았지만 명절 선물세트를 보러 나온 사람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들었다. 판매원들은 한우, 굴비, 견과류, 버섯 등 내용물이 보이도록 포장된 세트를 선보이며 손님들의 이목을 끌기에 여념이 없었다. 한우세트 코너에서 만난 한 직원은 “올해 설 연휴 때보다 선물을 찾는 손님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소비 침체의 영향으로 부진한 실적을 보였던 국내 백화점 업계가 모처럼 웃고 있다. 이달 중순부터 판매를 시작한 추석 선물세트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청탁금지법의 영향으로 소비 심리가 얼었던 지난해 추석과 올해 설 명절에 비해 올해 추석은 초반부터 판매 분위기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11∼18일 추석 선물세트 본판매 행사의 매출은 지난해 동일 기간(2016년 8월 23∼30일)과 비교해 81.3% 신장했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15∼18일 선물세트 판매 매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78.6%, 123.1% 신장했다.

앞으로 일주일 넘게 추석 선물세트 판매가 진행되지만 초반 분위기로는 지난해 추석과 올해 설에 비해 좋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2015년 추석과 지난해 설 선물세트 매출이 전년보다 각각 10.2%, 12.5% 증가했는데 지난해 추석은 8.6%, 올해 설엔 0.4% 오르는 데 그쳤다.

당시 유통업계에서는 청탁금지법으로 인해 소비 심리가 위축된 것이 선물세트 판매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오현호 롯데백화점 수산바이어는 “작년에는 가격에 민감한 고객이 많았는데, 현재는 전 상품의 매출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법인 고객들의 수요가 초반에 몰려 매출이 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통적으로 많이 판매되는 한우, 굴비 등 정육·수산 선물세트가 전체 매출을 견인했다. 롯데백화점의 정육·수산 선물세트 매출은 각각 83.5%, 83.3% 신장했다. 현대백화점에서도 정육과 수산 품목은 각각 99%, 88%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가격대가 20만∼35만 원대에 이르는 상품들이 가장 많이 팔린 것이다.

이를 두고 청탁금지법이 자리 잡은 것이 선물세트 매출 신장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탁금지법 대상자는 5만 원이 넘어가는 선물을 주고받을 수 없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추석은 청탁금지법을 앞두고 혼란이 있어 대상자가 아님에도 아예 선물을 사지 않거나 저가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청탁금지법에 대한 인식이 자리를 잡으면서 좀 더 고가의 상품을 구매하는 수요가 살아난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